무등산국립공원 평두메습지 국제람사르 등록 쾌거

2024년 05월 15일(수) 19:36

당초 기대대로 무등산국립공원 내 평두메습지가 ‘람사르습지’로 공식 등록됐다. 국제적 보전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광주지역 최초이자 국내 26번째 사례다.

북구 화암동 530번지 일원 2만2천600㎡ 규모의 평두메습지는 농사를 짓지 않는 논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묵논습지이자 해발고도 240m의 산지형 내륙습지다. 이 곳은 낙지다리·개대황 등 희귀식물과 솔부엉이·소쩍새·원앙 등 천연기념물, 수달·삵·담비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총 786종의 동·식물이 확인됐다. 특히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양서류 20종 중 도롱뇽과 두꺼비 등 8종이 산다. 국립공원 측은 ‘특별 보호구역’으로 선정, 관리해왔다.

충분히 당위성을 가졌던 평두메습지다. 다양한 생물종의 핵심 서식지로서 역할이 우월했다. 람사르사무국은 ‘감소종·멸종위기종·최대멸종위기종 또는 위험 생태 서식군을 보유한 경우’와 ‘생명 주기 중요 단계에서 동식물종을 보유했거나 악조건에서 피난처를 제공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봤다. 지난해 4월 광주시와 북구, 무등산국립공원공단은 협업, 실태조사 등을 거쳐 환경부에 람사르 지정을 건의했다. 1년 만에 성과를 냈으니, 이례적인 쾌거다.

이제는 실효성 있는 보존 방안을 마련하고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주변의 농업 활동과 폭우 등으로 일부 훼손되면서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만큼 즉각적으로 후속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도심 속 생태의 보고다. 우수한 관광자원으로, 학습장으로서의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북구는 주민 토론회를 통해 관련 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캠페인 활동도 추진한다.

서석·입석·광석대 등 주상절리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무등산은 국립공원 중에서도 탐방객의 발길이 많은 명산이다. 모두 4천66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환경으로도 주목받는 가운데 세계적 명성의 습지까지 보유하게 돼 그 가치가 더욱 커졌다. 람사르협약의 취지대로 평두메습지가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생태 수혜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최선을 다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