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예술로 피어난 찬란한 오월의 봄날 ●제1회 ‘오, 메이 빽그라운드 공연예술제’ 24-28일 5·18 추념 문화예술장 펼쳐 초청 연극부터 김근태 화백 전시까지 최명진 기자

2024년 05월 16일(목) 20:21

제1회 ‘오, 메이 빽그라운드 공연예술제’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동구 구성로에 위치한 예술이빽그라운드에서 열린다. 사진은 푸른연극마을 ‘한 남자’ 공연 모습.

마임공연을 선보이는 유진규.

매년 5월이면 5·18 추념공연을 펼쳐왔던 극단 푸른연극마을이 올해 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와 함께 작은 예술 축제를 준비했다.

연극부터 마임 및 지신무, 전시까지 다양한 장르의 융·복합 공연예술제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 예술이빽그라운드(동구 구성로 204번길 1-1)에서 열린다.

‘오, 메이 빽그라운드 공연예술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흑백다방으로 국내외에서 우수한 연극성을 알리고 있는 서울 극단 후암과 1세대 마임이스트 유진규, 삶과 죽음의 춤인 지신무 창시자 서승아가 참여한다. 이와 함께 당시 오월 시민군이었지만 5월26일날 밤 총을 버려두고 도망치며 40여년 세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자기 고백을 한 김근태 화백의 전시까지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장이 마련된다.

먼저, 극단 후암의 연극 ‘노르망디’는 오는 24-25일 예술이빽그라운드 내 지하 1층 씨어터연바람에서 열린다. 1980년 6월6일 현충일, 주말을 틈 타 어른들 몰래 육지로 나가려는 섬마을 학생들과 뱃사람 창화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 속 5월 민중항쟁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낸다. 작품은 1980년대의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도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기억을 추모하게 한다.

오는 26-27일 푸른연극마을의 연극 ‘한 남자’ 역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구둣방을 지키는 한 남자가 있다. 어느 날 저녁, 그의 구둣방으로 생명보험회사 조사원이 찾아온다. 얼마 전 만료 계약 연장을 했던 생명보험금액을 최고치로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한 의구심을 품은 조사원이 조사차 방문했다며 정보를 요구한다. 짧은 말다툼이 오간 이후 이어진 질문들에 대답하던 그의 시야에 순간적으로 붉은 드레스의 여인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그는 점점 극심한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28일에는 ‘오월 부활제’를 주제로 마임·지신무 무대가 펼쳐진다. 마임 인생 50년을 이어온 유진규는 이날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승화해낸 몸짓을 펼쳐 보인다. 서승아는 5·18의 기운을 실어 무아의 자연이 되는 과정을 지신무로 오롯이 보여준다. ‘지신무’는 마음을 비우고 무아의 상태에서 생명의 터전인 흙을 밟으며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원초적 움직임을 다룬 행위예술이다. 서승아의 춤은 영혼을 실어 우주 만물의 에너지와 합일돼 무아의 자연이 되는 과정을 오롯이 보여준다.

예술이빽그라운드에서는 김근태 화백의 전시 ‘오월, 별이 된 들꽃’이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진다. 들꽃처럼, 별들처럼 인류 평화의 빛으로 드러난 세상 모든 존재를 표현해낸 김 화백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오월 정신을 고스란히 전할 예정이다.

이당금 예술이빽그라운드 대표는 “전시 주제인 ‘오, 메이’는 5월이자 ‘오메이’라는 전라도 사투리를 의미하고 있다”며 “반가운 친구를 부르는듯 익숙하면서도 정겨운 느낌으로 모두의 오월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감동 후불제로 운영하며, 전시는 무료 관람이다. 문의 062-226-2446.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