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는 쉼…‘힐링 숲’으로의 초대 김선미 초대전, 내달 1일까지 갤러리아트14 몽환적 색감으로 그려낸 감정과 기억의 편린들 최명진 기자

2024년 05월 19일(일) 18:59

‘dreaming’

‘쉼, 나를 돌아보는 시간’

바쁜 일상 속 ‘휴식’이라는 키워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김선미 작가 초대전이 다음달 1일까지 화순 갤러리아트14에서 펼쳐진다.

여수에서 활동하는 김 작가는 다양한 재료를 화폭에 적용해 회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추구한다. 작가가 발견한 특수재료의 코팅기법은 작품에서 몽환적 세계를 극대화한다.

언뜻 보기에 평범한 나무를 그린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둥그스름한 잎사귀의 흩날리는 모습과 색감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현실 속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자연 풍경을 그려낸다. 평범한 나무가 홀로 또는 여럿 그려져 있는데, 이파리들은 몽환적인 색감을 내뿜으며 반짝거린다. 둥글게 처리한 잎사귀들은 화폭 안에 여기저기 흩날리곤 한다. 미처 경험하지 못한 풍경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화면은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둥글한 원형 나뭇잎 표현은 뾰족하게 날을 세우며 스트레스로 가득 찬 나에게서 벗어나보려는 작은 의지에서 나온 표현이다. 날아가는 나뭇잎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기억과 감정(기쁨·슬픔·불안·스트레스)들을 의미한다.

작품 속 나무는 작가 본인이며 또 다른 누군가이기도 하다. 자연의 숲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주는 동시에 작가의 가장 편안한 쉼의 아지트다. 작가는 모두를 위한 힐링의 공간으로서 환상적인 숲을 표현해낸다.

작가의 메시지는 다소 자기반성적인 맥락 속에 머무르는 듯 하지만, 자신의 감성을 타인과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낯설지만 동경하는 곳, 존재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꿈꾸는 곳, 즉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는 끊임없는 감정의 파고(波高)를 붙잡아 평면에 표현해내고, 제작기법 상으로는 독자적으로 발견한 특수재료로 여러 번 코팅하고, 관람객들이 이를 만져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우리의 삶은 피로감의 무한 반복이다”며 “쉬어가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다. 작품을 보는 관람자들에게 편안한 쉼을 선사하고, 나 또한 관람객들을 통해 쉬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박은지 갤러리아트14 관장은 “작가는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개발하고, 인위적인 테크닉으로나마 우리 삶 속에서 속절없이 흘러가는 무형의 것들을 스스로 ‘정지(停止)’시켜버리는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갤러리아트14는 다음달 30일까지 전국의 40세 이하 청년작가를 대상으로 제4회 청년 작가 공모전 포트폴리오를 접수받고 있다. 최종 선정된 4인 작가들에게는 올해 하반기 각 2주간의 초대전, 평론, 온·오프라인 전시홍보 지원, 국내외 아트페어 우선 초청(무료) 등 특전을 부여한다.

‘상념에 빠지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