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걱정이다. GGM이 곧 민생인데 / 탁인석
2024년 05월 20일(월) 20:48
탁인석 칼럼니스트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광주는 지금 긴장해야 한다. 국제적 흐름이나 국내적 상황이 광주에 너무도 불리하기 때문이다. 먹고사는 사안이라면 온갖 지혜를 동원해도 항상 부족하다. 그중 대기업유치는 지역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대기업이 갖는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하면 가히 엄청나다 할 수 있다.

광주가 내놓을 손꼽을만한 대기업이 몇 개나 될까. 기아차, 삼성전자광주공장, 금호타이어 등이 떠오르긴 해도 타 지역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그래도 광주경제에서는 이런 기업들이 점한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희망을 걸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로 잘 알려진 기업이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이다. 이는 대한민국 제1호 상생 일자리 기업으로 자동차도시 광주의 쌀독이 되겠구나 하는 믿음을 주었었다.

2019년에 설립하고 박광태 전 광주시장이 선두에서 끌어간 후 현재는 현대자동차 기획실장을 역임한 윤몽현 대표가 전격 위촉됐다. GGM은 자본금 2천300억을 투자한 중견기업이다. 특별했던 것은 낮은 임금으로 직원고용을 늘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거, 복지, 보육시설을 지원해서 운영하는 일자리형 기업이라는 것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도시가 모델이라는데 이 도시는 벤츠, 포르셰, 보쉬 등을 포함한 세계적 기업이 다수 밀집한 도시라고 한다. 그럼에도 동구권 붕괴로 90년대에는 실업률이 9%대로 위기였었고 노조, 기업, 지역구성원 등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2000년대에 4%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성공적인 도시로 변화됐다. 이것을 광주시에 적용해 보자는 기획은 야심찬 것이었다. 시작은 우여곡절의 연속이고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지켜보기조차 여러 불안요소가 도사리고 있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우선 ‘캐스퍼’가 잘 안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경차판매는 꾸준히 팔리기보다는 그 한계점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다시 말해, 대책 없이 재고가 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게다가 광주형 기업이라고 자랑하면서 지역민과 자치단체의 구매는 전국 최하위의 수준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GGM노조가 덜컥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좋은 의미의 노조 가입이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만 각종 여건이 좋지 않는 상황에서의 가입은 시민들을 불안하게 할 뿐이다. 전체 근로자 650명 가운데 23%로 추정되는 숫자라지만 임금인상에 민주노총이 적극 개입할 태세다. 이는 광주시민들이 기대했던 GGM이 아니어서 그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GGM은 설립하면서 ‘노사상생 협의회’란 조직을 만들었다. 그리고 누적 35만 대를 달성할 때까지 ‘상생’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서명해 비록 낮은 임금이지만 잘 굴러 가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측과의 첨예한 갈등이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만약 임금인상을 크게 요구하면 운영손실은 불 보듯 뻔하고 급기야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외통수에 걸리고 만다. 현대차는 반값 임금을 매력으로 광주에 투자한 것이 아니던가. 노조측 주장은 ‘무노조 무파업’ 문구가 애초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35만 대 달성 시까지를 무노조 합의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정당성이 성립되는 일일까.

자 어떻게 할까. 자동차도시 광주는 이제 물 건너간 것일까. ‘AI도시’ 광주는 당장의 수입구조가 아니다. 자동차 도시로 차를 판매하면 가장 좋겠는데 순항 책도 없으면서 전도만 참 어렵게 만들었다. 알 만한 사람끼리는 모였다 하면 “큰일 났다”로 의견이 모아지는 이유이다. 이럴 즈음 중재할 지도층이 나서야 한다. 광주에는 경총도 있고 상공회의소도 있지만 이들로 유용한 중재가 이뤄질 것 같지도 않다. 현대차 전문가를 대표 모셔놓고 혼자서 모두를 알아서 하라 하면 이는 지역이 할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나 5·18 단체 등도 대승적 의미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광주시청이 적극 중재해야 하고, 언론사도 여러 형태 역할에 나서야 한다.

특히 광주지역 국회위원 당선자 중에 ‘민생’을 내걸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GGM이 곧 민생이 아닌가. 모두들 뛰어들어야 한다.

노조의 눈치를 보는지 아직은 그 누구도 목소리를 감추고 있다. 광주가 큰일 났다고 탄식만 하다가, 만약 GGM이 문을 닫는다면 그때는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정치인이나 각종 단체가 팔짱 끼고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해서야 되겠는가. 아르헨티나는 이런 일로 국가가 무너졌다. 광주에서 살아남은 GGM 기업마저 노조에게 먹히면 어느 투자가가 광주를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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