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한뿌리에서 나온 우리는 하나입니다” ●광산구 ‘월곡고려인문화관’ 개관 3주년 기념행사 강제이주·항일독립운동·국가지정기록물 등 1만여점 전시 마을해설사들 연대시 낭송·‘아리랑 가무단’ 공연 등 호응 주성학 기자

2024년 05월 21일(화) 21:13

21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 고려인들로 구성된 아리랑 가무단 소속 중창단이 개관 3주년 기념행사 중 특별 공연으로 ‘고려아리랑’ 노래를 부르고 있다./주성학 기자

“앞으로도 고려인들과 함께 서로를 돕고 상생하며 한민족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21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 ‘월곡고려인문화관 개관 3주년 기념-고려인 이주 160주년 기획전 및 정상진 특별전 기념식’이 열렸다.

광주 광산구가 주최하고 월곡고려인문화관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김기숙 광산구 부구청장,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 신조야 광주 고려인마을 대표 및 고려인, 시민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개관 3주년 축사 ▲감사장 수여 ▲축하공연&연대시 낭독으로 진행된 기념행사 이후 고려인 이주사 강의 및 정상진 평론가에 대한 토크쇼가 이어졌다.

월곡고려인문화관은 지난 2021년 5월 개관한 전시·기록관으로 고려인 강제이주 및 항일독립운동 역사와 문화 운동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각종 기록물과 사진, 생활유물과 더불어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인 고려인모국어문화예술 기록물 23권 등 1만2천여점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신조야 광주 고려인마을 대표는 축사를 통해 “타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는 고려인 역사 관련 유물들을 모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런 문화관이 있어 기쁘다”며 “고려인으로서 광주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앞으로 모든 사람이 한민족 한뿌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더불어 사는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대시 낭독에서는 마을해설사 7명이 강태수 시인의 ‘밭 갈던 아씨에게’를 함께 낭송했다.

이어 노랑·빨강·보라·분홍색 등 다채로운 색깔의 한복을 차려입은 고려인마을 아리랑 가무단 소속 14명의 중창단이 ‘백만 송이 장미’, ‘고려아리랑’ 등의 노래 공연을 선사했다.

러시아어로 불리는 백만 송이 장미 노래가 울려 퍼지자 현장의 참석자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고 행인들도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관람했다.

노래가 끝나자 “브라보!”, “앙코르~” 등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곧이어 두 번째 노래인 고려아리랑 반주가 나오자 사람들은 팸플릿에 적힌 가사를 보며 아리랑 가무단의 노래에 맞춰 따라 불렀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아리랑가무단 단원 박실바(73·여)씨는 “고려아리랑 노래 가사는 우리 할머니 시대의 고난과 어려움을 담고 있어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난다”며 “우리 모두 한민족임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우리의 역사를 지키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은 “우리와 한뿌리인 고려인과 함께 매년 오늘과 같은 날을 기념하고 앞으로도 서로를 돕고 상생하며 한민족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