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적 지역 이기주의에 ‘전남권 의대 설립’ 파국 위기 노관규 순천시장, 동부권만 의견 수렴 절차 예고 김재정 기자 |
| 2024년 05월 22일(수)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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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순천시는 “전남도 공모를 신뢰할 수 없다”며 동부권을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을 예고하는 등 순천대 의대 설립 독자 추진 방침을 분명히 해 결국 ‘전남권 의대’가 아닌 ‘동부권 의대’에만 매몰돼 편향된 시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22일 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남도 공모에 순천시·순천대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은 전남도에 법적 권한이 없고 오락가락 행정, 왜곡된 용역 결과 등으로 행정 신뢰가 상실됐기 때문”이라며 전남권 의대 신설 문제 중앙정부 추진, 전남도 공모 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노 시장은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전남도에 공모를 추진하라는 법적 권한을 준 적이 없다”며 “권한 없는 공모 강행으로 지역 갈등을 조장한 모든 책임은 전남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전남도가 공개한 2021년 ‘국립의대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 연구용역’과 관련, 노 시장은 “의료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58개 지표 중 43개 지표가 서부권에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그동안의 오락가락 행정, 허위에 가까운 용역을 주도한 사람(김영록 전남지사)이 공모도 주도하고 있는 현실 등 용역에 대한 감사는 물론 형사고발까지 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증 응급환자 사망자 수 감소율, 통행 거리 편익 분석, 비용편익 분석, 의료권역 설정과 같은 주요 지표가 서부권에 유리하도록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게 노 시장의 입장이다. 이어 그는 “의대 유치를 위한 전남도 행정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도가 객관적 공모 진행 등을 주장하더라도 어느 누구 하나 납득하지 않을 독이 든 나무에 열린 과실에 독이 있다는 독수독과인 것”이라며 “전남도는 권한없는 심판 역할을 내려놓고 선수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동부권 의대 설립 독자 추진 방침을 분명히 했다.
노 시장은 “지역 거점대학인 순천대에 200여명의 의대 정원이 배정될 수 있도록 대통령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노 시장은 “순천은 대통령과 국무총리께서 말씀하신 대로 지역 내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며 “객관성과 신뢰도를 갖춘 전문조사 기관에 동부권 전체를 대상으로 전남권 의대 신설 문제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투명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시장은 “용역에 문제점이 있는데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공모를 강행하고 예산을 편성한 것은 (전남도가) 협의하고 논의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전남에 있는 양 대학 중 한 대학만을 신청받아 (공모를) 진행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무효이고 정치적으로도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2021년 용역 결과에 대한 순천지역의 편향된 해석과 불필요한 논쟁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전남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용역은 의대 설립 대상 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남의 의대 신설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료권 지역의 경우 동·서부권만 구분하지 않았으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따라 3개 응급의료권역(중부·동부·서부권)과 보건복지부 분류에 의한 6개 중진료권역(목포·여수·순천·나주·해남·영광권)을 기준으로 하는 등 도내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전남도는 “지표별 수치는 용역기관의 주관적 의견을 배제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등 국가기관의 공식 통계를 활용해 분석했다”며 “이 과정에서 양 대학과 지자체, 전문가, 전남도의회를 대표하는 인사가 다수 참여해 용역 진행 상황을 공유했으며 개진한 의견은 용역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용역 책임자였던 임준 인천의료원 공공의료사업실장은 “2021년 용역은 전남 동·서부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연구원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수행한 결과”라며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둬 용역을 추진했다는 논란이 지속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는 “2021년 용역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여건에서 추진돼 현재는 활용할 수 없는 자료”라며 “과거 용역 결과에 얽매일 때가 아니라, 전남권 의대 신설 정원 200명 확보와 ‘공모 방식에 의한 대학 추천 절차’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순천지역의 입장 변화를 주문했다.
한편, 전남도는 조만간 정부 추천 대학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용역 수행기관 선정은 지방계약법에 근거해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추진되며 용역기관 선정에 최소 1개월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김재정 기자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