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서기’를 즐기다 / 최래오 |
| 2024년 05월 23일(목) 1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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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생활 10년에 이제는 충분히 이해한다. 작은 마을에서는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오히려 도시보다 더 열심히 즐겁게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골에서는 변하는 사계절에 적응하면서 끊임없는 자연의 도전에 응전하면서 날마다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 처음에는 사는 집이 얼마나 크고 멋있게 지어졌는가 비교했지만 조금만 지나면 그곳에서 뭐하고 사는가가 궁금하다. 오래된 옛집이 지금까지 유명하게 남아있는 것은 그 집에 누가 살았는가에 달려있다. 집의 크기보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사는냐에 달려있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시골에 들어와 처음에는 생존하기 위해서 살았다. 5년 정도 지나니 여유로움에 의미있는 삶을 찾아서 열심히 살았다. 없는 의미를 찾아서 살다보니 그것도 작은 스트레스가 됐다. 10년이 된 지금은 평범한 하루를 즐기며 순간 순간에 웃음거리를 찾는다. 이제 내가 가야 할 길이 조금씩 보인다. 내 정체성을 이어줄 가장 중요한 단어는 ‘진화’다. 인간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가야한다. 하루가 지나고 한해가 지나면 조금씩 더 나은 내가 돼야 한다. 내일은 오늘 보다 조금 더 나은 날이 되길 바란다. 그 새로움이 좋다. 만남에서나 여행길에서 책에서 다양한 것에서 배움으로 새로워야 한다. 스승에게서 직접 배우는 것을 벗어나 주위의 모든 것에서 배워나가는 것을 ‘사숙’이라 한다. 사숙을 즐겨야 한다. 이른 봄에 흔히 보는 손톱크기의 옅은 하늘색으로 널려있는 들꽃인 ‘봄까치꽃’이 정식 명칭으로 ‘큰개불알꽃’인데 일본인 식물학자가 지은 이름으로 꽃이름에 잠재돼 있는 일제의 잔재가 느껴져서 또 다른 생각으로 새롭게 배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배움이 널려있다. 명화에서 훌륭한 연기자가 대사가 아닌 표정과 분위기로 화면을 압도해나가는 것에서 따라 하고픈 배움이 있다. 내 삶을 ‘진화’ 시키기 위해서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한 3가지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첫째는 타인과 사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한다. 무의식적으로 대하기 보다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길가에 쓰레기 하나를 줍는 것이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라 생각하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되뇌인다. 모든 것을 대할 때 사랑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대하면 여유로운 마음이 생기게 된다. 두번째, 설레이는 여행이다. 종일 집에 있으면 공간과 생각이 제한돼 갇혀진 생각으로 굳어진다. 공간도 익숙함에 변화가 없고 생각도 멀리 나아가지 못한다. 여행은 낯섦과 새로움으로 가득차서 다가오는 모든 게 즐겁다. 여행길에 일어나는 어려움 마저 배움으로 즐거움이 된다. 맛있는 음식에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되고 스쳐가는 우연이 멈추어서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지는 만남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세번째, 공부다. 배움이 멈추면 죽는 거다. 주위의 모든 것에서 끊임없이 배워서 날마다 새로운 날이 됐으면 한다. 예전에 커피숍은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지나가는 공간이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새롭게 배운 것이 있다.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곳이기도 하고 이렇게 혼자서 글을 쓰면서 즐기는 멋있는 곳이 됐다. 홀로 있는 하루중에 커피숍에 있는 것이 즐거운 것 중 하나가 됐다. 차를 마시는 단순한 곳이 사람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나가는 공간이 됐다. 똑같은 공간이 진화돼 또 다른 공간으로 넓혀지는 것이 진화하는 것이다. 자연에서 제일 많이 배운다. 날마다 만나는 자연이지만 날마다 새롭다. 피고지는 꽃에서 삶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비우며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눈을 감으면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소리, 밤하늘을 수놓는 별자리와 달. 흐르는 자연의 섭리를 따라서 조금씩 나아가는 여유로운 삶이 됐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