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교육활동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들을 위하여 / 조영서

2024년 05월 29일(수) 19:41

조영서 주월초등학교 교사

“어른들이 자꾸 물어봐,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봐. 정말 힘든 질문이야. 답이 너무 많아. 먹고 싶은 게 많아서 꿈도 너무 많아. 뭐가 됐든 행복하면 됐지. 뭐가 됐든 함께라면 됐지. 사실 내가 진짜 되고 싶은 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그것은 춤추고 랩하는 것을 좋아하는, 되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초등학교 2학년 래퍼 차노을 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의 노래 ‘Happy’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300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대중에게 큰 지지를 받는 것은, 어쩌면 커서 무엇이 되기 위해 행복을 포기해버린 우리들에게 단순하지만 누구나 갖는 열망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 아닐지 싶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해답에 도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제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며, 행복으로 이르는 길을 처음부터 딱 잘라 결정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그것에 대해 반응함으로써, 타자와 구별되는 ‘행복한 나’를 점진적으로 형성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학교와 가정에서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 재능을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경험을 학교 안에서 모두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 학교 내에서 채워주지 못한 경험들은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충족돼야 한다. 그렇기에 학교 내 교육활동만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학교 밖 교육활동이다. 학교 밖 교육활동은 정규 교육과정을 벗어나 다양한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경험을 쌓아가는 교육활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학교 밖 교육활동이 내실 있게 운영되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의미있는 호응과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광주의 교육 자원을 공유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우리 지역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 내 초·중·고 교육기관과 지역 사회 단체 및 시설, 전문가 및 자원봉사자와 같은 물적, 인적 자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서로의 역할과 협력에 대해 상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요자들의 요구와 시대의 흐름에 알맞는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 스포츠, 인문사회 등 전문가가 함께 하는 커리큘럼이 필요한 분야의 프로그램과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개발하고 지역사회의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활동들은 아이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진로 활동 영역을 폭넓게 넓혀주는 일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각 학교와 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 교육 프로그램과 일정을 공유하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손쉽게 접근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학생들의 학습 경험 확대와 전인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교육 자원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술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본인 관심 분야의 학교 밖 교육활동 참여를 통해 뮤지컬을 직접 제작하고 공연하는 것을 가정해보자. 뮤지컬 공연을 연습하면서 연기, 노래, 춤 등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개발하며 창의성과 자기 표현력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작과 기획, 예산 사용과 공연 홍보 등을 실제로 해보면서 현실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팀원들과 함께하며 팀워크를 경험하고 의사소통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이때 아이들은 학교 밖 교육활동 공유 플랫폼을 통해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검증된 예술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고, 지역사회의 단체 및 시설을 사용하여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배우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고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할 때 온라인 플랫폼에 들어가면 바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쉽게 접근하여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은 지역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실현되면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다.

행복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칙은 있다. 그것은 차노을 군의 노래를 들으며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이기도 했던, ‘함께가는 것’이다. 가사처럼, 무엇이 됐든 함께라면 그만이다. 다양한 체험을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며 팀원들과 어울려 함께 진행하며,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아이들이 그리는 미래는,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만해도 행복해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