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양산 코앞…성공 관건은 상생” <광주매일신문 창사 33주년 특집> 광주글로벌모터스 캐스퍼 EV 생산 준비 착착 유럽 등 54개국 수출…국내외 시장 돌풍 예고 최근 금속노조 가입·GGM 흔들기 우려 가중 “광주형 일자리 성공·GGM 지속 가능” 임채만 기자

2024년 06월 03일(월) 16:28

광주글로벌모터스가 7월 중순이면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의 캐스퍼 E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은 캐스퍼 조립 작업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캐스퍼 전기차 양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시험생산에 돌입한 뒤 현재는 1단계와 2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최종 3단계에 진입했다. 오는 7월 중순이면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의 캐스퍼 EV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캐스퍼 EV는 기존 캐스퍼보다 전장이 길어지고 넉넉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UV의 단단한 이미지와 확장된 실내 공간과 동급 최고 수준의 항속 거리, 고급차 수준의 안전 편의 사양 등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전경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올해 4만8천500대를 생산할 계획인데, 상반기에 2만4천 대, 하반기에 2만4천 500대를 계획하고 있다. 캐스퍼 전기차는 하반기에 1만 7천 대를 생산할 예정으로 하반기 생산 물량의 70%를 차지한다. 이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주력 생산 차종이 앞으로 전기차 중심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신호로 의미가 크다.

또한, 캐스퍼 전기차는 유럽 일본 등 세계 54개 나라에 수출될 전망이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캐스퍼의 판매 시장은 국내에 머무르고 있지만, 캐스퍼 전기차는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으로 판매처가 확대된다.

이는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전체 생산 물량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생산 물량 증가는 회사의 수익이 증가하고 이는 직원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점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고, 앞으로 10만 대를 넘어 20만 대를 생산하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재 1교대 근무로 주간에만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데, 근무 체계가 2교대로 확대되고 주·야간 공장이 가동되면 1천 명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캐스퍼 전기차 성공이 가져오는 과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생발전 협정서가 존립 근간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캐스퍼 전기차 양산 준비가 순항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려는 다른 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노조가 생기고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점이다.

또한, 일각에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광주글로벌모터스의 현실을 왜곡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광주형 일자리이자 전국 최초의 상생형 일자리인 GGM의 성공을 가로막는 최대 위협 요소라는 지적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 2019년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탄생했다. 광주의 아들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 지역 사회가 공감하면서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회사를 설립,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떠올랐다.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출범 전제 조건으로 체결한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는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 소통 투명 경영 등을 통해 35만 대 생산 때까지는 노사 상생협의회를 통해 모든 문제를 논의하고 의결하고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GGM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 3천500만 원과 광주시 등에서 주거와 교통 교육 의료 문화 등 복지를 지원한다는 내용 등이 들어있다.

광주시장 외 21명이 함께 상생발전 협정을 맺음으로써 바로 다음 날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간에 완성차 사업 투자 협약이 체결됐고, 이후 주주 간 협약 체결에 이어 마침내 법인이 설립됐다.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가 회사 설립의 근간이자 존립의 근거인 셈이다.

하지만, 협정서에 ‘무노조’라는 문구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며 일부 근로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광주글로벌모터스 노조 문제는 단순히 회사 차원의 문제를 넘어 지역 사회 전체의 관심사가 됐다.

노조에서는 신입사원 평균 연봉 2천940만원, 공동복지 이행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노조 설립의 당위성을 내세웠지만, 지역의 여론은 대체로 싸늘하다.

GGM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기술직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노조가 주장하는 2천940만 원이 아니라 성과 격려금 390만 원과 주거지원비 326만4천 원(월 27만2천원, 7월부터는 월 30만원) 등을 포함해 3천720만 원으로 나타났다.

공동복지 프로그램 미이행 주장도 근거가 희박하다는 게 광주시의 반박이다. 주거지원비를 포함해 출퇴근 버스 지원, 공동 어린이집 운영, 문화바우처 지급, 건강검진 지원 등 1인당 연평균 350만원이 넘게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광주시는 광주글로벌모터스 근로자를 위한 주택 지원이 토지 매입 등 여러 가지 절차상의 문제로 늦어지고 있지만, 강기정 시장이 취임한 뒤 2년 동안 주거지원비를 50% 이상 인상하고 대상자도 두 배 이상 늘려 대략 연 16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원 주택 300가구 무상 지원 때 받는 혜택을 월 임대료로 추정 환산한 금액(연 13억원)보다 더 많은 액수다.

따라서 노조가 설립 명분으로 내세운 임금과 공동복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윤몽현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질수록 전문가들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조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라는 점을 인정하고 ‘무노조’라는 문구가 협정서 어디에도 없다는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라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를 준수하는 것은 GGM 입사자들이 자신에게 한 약속일 뿐 아니라 광주시민을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한 약속이라는 점에서 이를 파기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을 내세워도 동의를 얻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또한, 기업 하기 좋은 도시 광주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기업들이 광주에 오지 않으려는 것은 물론 광주시민 전체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시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광주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탄생한 광주형 일자리다. GGM 근로자뿐 아니라 광주시민의 애정과 기대가 듬뿍 담긴 시민의 기업이다. GGM이 안정되고 성공해야만 우리의 젊은이들이 더 많이 취업할 수 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나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 상생발전 협정서를 준수하는 것만이 GGM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나아가 기업도시 광주의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종사자들 모두가 반드시 상생발전 협정서를 준수해 사회적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상징탑과 임직원들

지역 사회에 공헌한다는 마음으로 수십억 원을 기꺼이 투자한 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이자 한 지역 기업인의 절박한 주문이다./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