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기억·안전불감증 메시지 전하고파” ●극단 밝은밤 2022년 창단…3년째 학동참사 다룬 ‘덩달아 무너진 세상’ 공연 ‘죽음’·‘기억’ 두가지 테마에 그림자극도 선봬…“안전 사회 염원” 주성학 기자

2024년 06월 09일(일) 17:06

극단 ‘밝은밤’은 지난 2022년 4월께 광주지역 20대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창단한 극단이다. 3년째 ‘덩달아 무너진 세상’이라는 연극을 통해 광주지역에서 유일하게 학동 붕괴 참사의 얘기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공연을 통해 희생자를 위로하고 많은 이들이 학동 참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동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난 현재 공연으로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극단이 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서 활동 중인 ‘밝은밤’은 광주 지역 20대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2022년 4월께 창단한 단체로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밝은밤은 ▲공연 예술의 대중화 ▲예술인 네트워크 형성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 제작 등 세 가지를 목표로 로맨스 코미디 창작 뮤지컬 ‘연애를 잃다’ 등 다양한 연극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중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덩달아 무너진 세상’이라는 연극을 통해 광주지역에서 유일하게 학동 붕괴 참사의 얘기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임채빈(24) 밝은밤 대표는 9일 “4·19혁명이나 5·18민주화운동 등과 달리 학동 붕괴 참사를 다룬 극이 없어 안타까웠다”며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아픈 사연을 공연에 담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연극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밝은밤은 연극을 보고 시민들이 6월9일을 기억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해당 작품은 학동 붕괴 참사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잠시 영혼 상태로 나타나 당시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설정으로 진행된다.

작품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희생자들에 대한 얘기를 다루며 그들이 경험한 죽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죽음’과 기자라는 전달자를 통해 학동 참사를 얘기하는 ‘기억’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그림자를 통해 얘기를 전달하는 그림자극도 추가됐다.

임 대표는 “이 작품을 만드는 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희생자 유가족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대본 수정을 했고 고민을 통해 작품의 방향성을 잡았다”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작품을 공연할 때마다 부담감을 느끼곤 하지만 이는 ‘거룩한 부담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이 작품이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밝은밤은 공연예술의 대중화와 함께 앞으로도 학동 참사가 잊히지 않도록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임 대표는 “광주 시민들이 더 많은 질 좋은 공연을 접할 수 있게 하겠다”며 “소극장에서 열리는 상주 공연들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