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18일 전면 휴진·총궐기대회”…의료현장 혼란 가중 우려 서울대병원 등 4곳도 17일 휴진…개원의 실제 참여율 촉각 韓총리 “불법 집단행동 유감…복귀 전공의 불이익 없을 것” 기수희 기자·연합뉴스

2024년 06월 09일(일) 20:54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을 비롯한 의협 회원들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과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을 예고함에 따라 의료 현장의 혼란 가중 우려와 함께 실제 참여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9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의대 교수와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어 대정부 투쟁에 관한 전체 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 뒤 “오는 18일 전면 휴진하고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투쟁 선포문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의료 농단, 교육 농단에 맞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며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 회장은 “6월18일 전면 휴진을 통해 전국 의사 14만 회원은 물론, 의대생과 학부모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며 “총궐기대회는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한 강력한 투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지난 4-7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관한 찬반 설문을 진행했으며 총유권자 수 11만1천861명 중 7만800명이 투표에 참여해 63.3%(전체 투표 대상 12만9천200명 대비 54.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에는 개원의(2만4천969명), 봉직의(2만4천28명), 교수(9천645명), 전공의(5천835명), 군의관 등 기타 직역(6천323명) 순으로 많이 참여했다.

질문별로 보면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90.6%(6만4천139명)가 찬성표를 던졌다.

다음으로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행동에 참여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73.5%(5만2천15명)가 동의했다.

앞서 지난 6일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에서 휴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일부 의료계 인사들과 의사 단체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추가적 불법 집단행동을 거론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러한 행동은 비상 진료체계에 큰 부담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는 “갈등을 키우는 대신 현장을 선택하는 분들에게 ‘당신의 길이 옳다’는 확신을 드렸으면 한다”며 “정부는 총파업과 전체 휴진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의료계를 설득하고 의료공백 최소화에 전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전공의들에게는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 어떤 불안도 없게 하겠다. 행정처분을 포함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각 수련병원에는 “전공의들이 빠르게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사직이나 미복귀자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도 끝까지 설득하고 필요한 조치를 고민하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의료개혁 특위 논의를 거쳐 전공의 연속근무와 주당 근무 시간의 단축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의협이 집단 휴진에 돌입하면 의약분업에 반대한 2000년, 원격진료 추진을 막은 2014년,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에 반발한 2020년에 이어 4번째 대대적인 집단행동이 된다.

의협의 중심인 개원의의 휴진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대 교수들까지 동참 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기수희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