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있는 고생(?) 계속 하고 싶습니다” ●‘22년째 자원봉사’ 양은화씨 광주 광산구자원봉사센터 소속…어르신 염색·사회부적응 청년 돕기 3천500시간 봉사에 ‘해뜨는 식당’ 후원도…“선한 영향력 널리 퍼지길” 장은정 기자

2024년 06월 10일(월) 20:11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돕고 싶습니다.”

광주 광산구자원봉사센터 소속 양은화(60·여·사진)씨는 22년간 3천500시간에 달하는 봉사를 실천했다.

양씨는 지난 2002년 우연히 목욕 봉사를 하게 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어르신 염색, 사회부적응 청년 돕기 등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10일 “22년 전 우연한 계기로 경상북도 안동을 찾아 거동 불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목욕 봉사를 했었다. 구석구석 깨끗이 씻겨드리고 집 청소도 했는데, 당시 좋아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그때의 기억이 너무 행복해 이후부턴 쉬지 않고 계속 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씨는 광산구자원봉사센터 소속이지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광주 동구 대인시장 내 천원 밥상 ‘해뜨는 식당’에 매월 20만원어치의 돼지고기를 1년간 후원했다.

양씨는 “대인시장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천원에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고 해 ‘나도 그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매월 고기를 후원했었다”며 “사실 고깃집을 하고 있는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1년 동안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남편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햇수로 7년째 함께 봉사를 다니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경계선 지능을 앓고 있는 청년 A씨에 대한 얘기도 들려줬다.

양씨는 지난 2018년 광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그곳에서 A씨를 처음 만났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 사이로 지적장애인보다 인지기능 및 사회적응 능력은 높으나 정상인보다는 떨어지는 이들을 일컫는다.

타인과의 소통이 서툰 A씨를 돕고 싶었던 양씨는 함께 봉사를 다니며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고 대화하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왔다.

이를 통해 A씨의 상태가 점차 호전됐고, 얼마 전에는 취업에 성공했다.

양씨는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A씨가 첫 월급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줬다. 그리고 여러 차례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데, 대견하고 또 한편으로 뿌듯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광산구자원봉사센터 내 ‘물들임 봉사단’도 창설, 30여명의 단원들과 함께 6년 동안 매주 빠짐없이 사회복지관, LH아파트 경로당 등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염색 봉사 또한 이어오고 있다.

양씨는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어르신들 염색 봉사를 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목이 빠져라 우리가 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활짝 웃는 얼굴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은 이들을 돕고 싶다. 일명 사랑이 있는 고생(?)을 계속하고 싶다”며 “또 누구라도 ‘나도 저 사람처럼 봉사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고 소원했다./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