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쉬었는가? 숨었는가? / 장초롱

2024년 06월 12일(수) 19:48

장초롱 퍼니라이프 대표

2023년 기준 광주지역 청년 고용률은 38.9%로 10년째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10년째 5대 광역시 중 최하위. 23년 기준 세종(33.1%), 전북(38.8%)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 전국 평균 청년고용률은 46.5%.

대한민국의 15-29세 중 주중에 1시간도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인원이 50%가 넘고, 광주에서는 60% 이상이 일을 하지 않고 있다. 통계용어상 비경제활동인구라고 표현하는데, 실업자도 아니고 취업자도 아닌 사람을 칭한다. 개인의 신상문제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과 일을 할 수 있지만 구직이나 경제활동을 포기한 사람 또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고 있다.

그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음을 나타내는 청년 ‘쉬었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음이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비율로 표현하지 않고, 정확한 수치로 표현하자면 지난해 기준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15-29세), 이른바 니트족(NEET)이 무려 42만명에 평균 30대의 ‘쉬었음’ 인구 26만명까지 합하면 국내 20-30대 청년 중 ‘쉬었음’의 인구는 68만명. 이 인구수는 2024년 기준 충청남도 최대 인구수를 자랑하는 천안시의 65만 명보다 많고, 광주시 전체 인구의 절반에 해당되는 수치다.

그 중 우리 광주의 상황은 2023년 기준 2만391명. 전국대비 2.9%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박희율 광주시의원이 우리지역의 청년 고용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시정질문과 광주시의 답변으로 인해 다시금 ‘쉬었음’을 표현한 청년들에 대한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청년들의 고용불안정과 실업문제가 심각하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그에 반하는 수치들이 많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체 기업의 미충원 인원 중 92%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발생했다. 채용한 인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해 신입 직원을 채용한 중소기업 160개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 조기 퇴사 현황’에 따르면 신입사원 5명 중 1명이 입사한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은 구직난을, 기업은 구인난을 외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쉬었다’를 표현한 청년들은 어떠한 생각인지 통계를 찾아봤다. 청년 ‘니트족’의 비중은 미취업 기간이 6개월 미만이었을 때 23.9%, 6개월 이상 1년 미만일 때 23.7%로 소폭 상승하지만, 1년 이상-2년 미만 19.2% 2년 이상-3년 미만일 때 21.1%. 그러다 3년 이상일 때는 36.7%로 급등한다. 아마도 이는 교육과정 졸업 후 부푼 꿈을 가지고 구직활동을 하다 6개월 이상 길어질 때 실망하며 구직을 포기하지만, 1년차 이후에 다시 도전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과 희망고문이 지속되다 3년을 넘기게 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기업에서는 고용환경에서 청년들을 맞이할 때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입사지원을 받았지만 면접 시간에 나타나지 않거나, 혹은 실업급여를 포함한 정부 자금을 지원 받기 위해 잠시 일하고 또다시 지원금을 받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본인의 자의로 실업자의 형태로 돌아가는 사례도 있었다고 토로한다.

현 정부 지원 정책은 일하는 청년보다는 일하지 않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기에 작금의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니냐는 시선 또한 필자는 동의한다.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화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해소돼야 한다는 사회적 문제와 더불어 일하지 않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는 정부지원사업. 쉽게 해소되지 않을 청년과 기업의 간극이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과 정책적 시선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 특히 일하면서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청년들에게 지원해주는 정책들이 선행된다면 보다 많은 청년들이 ‘그래도 살아갈 수 있는 지원금이 생기니 조금 더 기다리며 알아보자’의 시선에서 ‘힘들지만 일하고 있는 나를 인정해주는구나’의 시선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정서적으로 혹은 몸이 좋지 않아서 쉬고 있는 청년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정서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튼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할 의지를 갖지 않는 청년들에게 일할 의지를, 그리고 그러한 청년들을 찾고 있는 기업에게 기회를 주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