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4.8 강진…광주·전남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피해 없었지만 신고 41건…흔들림 감지 시·도민 ‘화들짝’ 2021년 이후 전남서 46건 발생 내진율 18.6%·10.6% 불과 안재영 기자

2024년 06월 12일(수) 20:22

사진=연합뉴스

12일 전북 부안에서 4.8 규모의 강진에 이어, 3.1 규모의 여진이 잇따랐다. 올해 최대 강도로 기록된 지진 발생 지점과 인접한 광주·전남에선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흔들림에 놀란 시·도민으로부터 감지 신고가 쇄도했다.

문제는 2021년 이후 광주·전남에서만 총 46건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내진 설계 건물은 각각 18.6%, 10.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6분께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위치는 위도 35.7도, 동경 126.72도로 깊이는 8㎞다.

한반도에서 올해 발생한 지진 33건 중 가장 큰 규모인 이번 지진의 최대 진도는 Ⅴ로 기록됐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중심이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발생지와의 거리가 멀수록 진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광주·전남은 각각 Ⅳ·Ⅲ으로 측정됐지만 정지 중인 차가 흔들리며 실내에 있는 사람은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지진 발생 후 광주시·전남도 소방본부에는 진동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가 각각 18건, 23건씩 접수됐다. 다행히 신고 모두 단순 감지였을 뿐, 피해 접수 관련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1시55분께에도 부안군 남쪽 4㎞ 지역에서 3.1 규모의 여진이 발생했으나 관련 신고 및 피해는 없었다.

다만, 연이은 지진을 분명하게 감지하면서 놀란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생 박모(25)씨는 “침대가 떨려 잠에서 깼는데 순간 미사일이라도 떨어진 줄 알았다”며 “지진이 조금이라도 강했다면 변을 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2021년 이후 지역 내 지진 발생 건수는 광주 0건, 전남 46건(2021년 12건, 2022년 16건, 2023년 14건, 2024년 4건)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규모가 가장 컸던 지진은 2021년 4월19일 신안군 흑산도 북서쪽 54㎞ 해역에서 발생한 3.7 규모였다.

다른 자연재난보다 지진은 발생지를 넘어 다른 곳까지 영향을 크게 미치는 만큼 지역 내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없었다고 안심해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기준 공공·민간건물 중 내진 설계가 적용된 비율은 광주 18.6%, 전남 10.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지진 발생 시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부터 연면적 200㎡, 2층 이상 단독·공동주택에 대해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지만 2016년 이전 지어진 건물의 경우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오래 되고 작은 주택은 지진에 특히 취약한데 내진 설계가 의무화되기 전 지어진 건물이라도 보강하면 대비할 수 있다”며 “민간건물이 내진 보강을 할 경우 정부 차원에서 세금 등 혜택을 주고 있으니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