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소멸 위기, 한국특성 반영한 분석으로 해법 찾자 / 박용안 |
| 2024년 06월 18일(화) 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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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소멸지역 설정은 연평균 인구증가율 등 8개 요인을 고려하지만 가장 근간은 출생율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생율은 1970년 4.53명에서 1983년 2.06명의 저출산으로 전환된 이후 2023년에는 0.73명으로 하락됐다.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합계출산율 1명 미만의 국가인 점을 고려할 때 출생율 저하 등에 따른 지역의 소멸 위기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정준오(2024)에 따르면, 국가의 소멸 위기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박명림(2024)은 지방(혹은 지역)을 근대국가의 가장 기초단위로 보고 해법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촌은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수 천년 동일한 생산방식과 공동체를 유지하다 이후 인구 이동과 감소 등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전남도의 경우 1970년 인구 410만 명 인구밀도 340명/km2에서 1980년 385만 명, 316명/km2으로 1985년에는 378만 명, 309명/km2의 절대인구 감소와 도시권으로 인구 이동을 보이고 있다. 설사 광주시 인구를 고려하더라도 광주·전남권의 2023년 인구는 323만 명으로 지속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멸지역과는 다르게 수도권 인구는 2020년부터 비수도권 전체 인구를 상회하는 한편 다른 지역의 젊은 연령대를 빨아들이고 있다. 수도권의 삶 역시 만만하지 않다. 통계청과 전현우(2024) 등에 의하면 수도권 직장인들은 매일 20.4km를 83분 이동해야 하는 교통 고통을 겪고 있다. 지역소멸 현상과 동시에 대도시로의 인구집중과 사회·교통 인프라들이 집중 배치되는 복합적 문제와 현상들이 발생되고 있다. 수도권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인구 집중과 경제활동의 과밀화를 일부 제약받고 있으나, 그 효과는 의문이다. 지역내 사회·교통·문화·교육 등 기반시설에 정부 재정투입 등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에서 수도권은 인구와 산업 과밀화로 인해 높은 경제성으로 투자타당성을 타 지역보다 높게 인정받게 된다.
지역의 소멸 현상과 위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중국, 유럽, 일본 등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농촌과 지역도시의 쇠퇴를 겪고 중심 도시에 인구와 산업활동이 집중되고 있다. 인구감소·출생율저하·지역소멸 현상을 동시적으로 겪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다른 나라에서는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출생율의 극단적 저하를 극복하거나 경험하지 않고 있다. 참고로 통계 전문기구인 Statista에 의하면 세계 합계출생율은 1963년 5.32에서 1983년 3.58, 2023년 2.31로 점차 하락되고 있다.
우리나라 지역소멸 현상은 독특한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주도의 수출위주 경제발전 진행(1960년대 이후), 농촌·어촌 등 공동체의 급격한 해체와 소멸(1970년대 이후), 경제의 글로벌화의 진행, 교통과 사회문화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화, 수도권의 과밀화, 소수 군부의 독재와 분단 고착화, 대학 졸업정원제(1981년)와 입학정원 자율화(1985년),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 집중, 수도권 등에서 삶의 질 저하 등 동시 다발적 현상과 원인들이 뒤엉켜 발생됐다고 판단된다. 가족과 가정을 중심으로 한 농촌 등에서 공동체의 급격한 붕괴와 경제 글로벌화 등은 물질만능주의를 확산하는 한편 자연스럽게 출생율 저하를 초래한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사료된다.
광주와 전남의 지역소멸 현상에 대해 위에 언급한 다양한 현상과 원인을 우리나라와 지역 특성을 반영, 실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광주와 전남의 지역소멸은 지역과제일 뿐 아니라,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세계적 인구감소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지방소멸의 긍정 및 부정적 평가 등)을 포용하는 한편 인류의 새로운 지혜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