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주민자치의 현주소와 극복과제 / 임우진 |
| 2024년 06월 23일(일) 1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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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방자치 교과서들은 ‘주민자치는 주민주권을 실천하는 지방자치의 본질적 내용이고, 민주 의식과 역량을 함양하는 민주주의 훈련장이다’라고 주민자치의 가치를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민자치를 지원육성 하기는커녕, 이제 막 움튼 싹을 외면하고 방치 억압해 말살시키려고 하는 것은 왜일까? 주민자치 활성화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지고 있는 주체들의 부정적 인식과 행태를 보자. 무엇보다도 지방자치법 개정과정에 주민자치 관련 규정들을 모두 삭제해 버려 전국적인 반발을 산 국회는 입법을 통해 보완하겠다며 몇 개 법안을 내놓고 3년여를 뭉개다가 21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해버렸다. 당초부터 주민자치 활성화는 원치도 않았던 것이다. 현 윤석열 정부는 어떤가? 주관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 어디를 보아도 논란 많던 표준조례 개정과 주민자치회 운영개선 외에 주민자치 정책은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현 정부 출범 이후 주민자치 성과를 공유하는 주민자치박람회도 폐지해 버렸고, 주민자치 표준조례를 개정하여 주민자치를 후퇴시키고 관련 예산과 인력지원도 축소해 버렸다.
여기에 더해 우리 주민자치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일부 극우세력들의 극단적인 부정논리와 악화돼 온 정치적 환경,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위기는 더 큰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첫째, 일부 극우 세력들은 주민자치를 좌파들의 세력확대 수단이라거나 사회주의로 가는 길목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주민자치를 원천 부정하려는 태도가 있다. 그들의 극단적 논리에 결코 동의할 수 없지만, 윤석열 정부의 주민자치 정책과 국민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들의 잘못된 논리와 인식의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우리정치는 지역분할 독점의 양당 구도가 장기화되면서 지역사회는 다양성 상실과 획일화, 비판의식 실종, 비효율화 되고, 정치는 극단적인 대립과 투쟁으로 폐해가 극대화되고 있다. 이런 정치환경에서 주민자치는 외부의 정치경쟁에 휩쓸리고 독점정당에 예속되고 내부의 갈등 대립이 심화되어 주체적인 정도자치로 성숙되지 못하고, 지역사회는 쇠퇴와 몰락을 초래하게 된다. 정치적 장기 독점지역인 광주와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낙후되어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셋째,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감소, 나아가 지역소멸 위기는 우리시대 최대의 국가적 과제이다. 이러한 지역소멸 위기 앞에서 주민자치나 지역발전이 무슨 관심 끄는 이슈가 되겠는가 하는 우려와 태도가 있다. 그러나 주민자치는 공동체가 성장발전 할 때 만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공동체의 힘인 것이다.
이처럼 국회와 정치권, 중앙정부가 주민자치를 방치 억압하고 있고, 이념과 지역 대립의 후진적인 정치와 인구감소, 지역소멸 위기 앞에서 일선 지자체의 주민자치 육성 노력은 시들어가고, 주민자치는 관치적 분위기에 압도되어 위축되고, 선거직들의 세력확대 기도에 휘둘려 방향과 중심을 잃고, 내부갈등이 심화 되는 등 주체적인 자치활동보다는 행정협력 또는 봉사활동으로 전락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우리 주민자치는 많은 과제와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의 극복도 결국 우리의 몫일 수밖에 없다. 주민자치의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멀리 보고 지속적으로 주민자치를 실천 경험함으로써 자치의식과 역량을 축적해 가는 것이다. 법적 근거, 정부지원이 없어도 우리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것이 본래 주민자치가 발전해온 역사인 것이다. 척박한 자치환경이나 정책부재 속에서도 정도의 주민자치를 꽃피워 내겠다는 열정으로 충만 된 기초단체장, 주민자치회장, 공무원이 있는 한 진정한 주민자치의 모범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 진정한 주민자치 리더를 찾아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