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문제는 반드시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 오주섭 |
| 2024년 06월 27일(목) 1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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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햇볕정책’의 결과, 6·15 남북공동선언 채택
한반도의 긴장이 가장 완화된 때는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전 대통령 때였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13일부터 15일까지 평양에서 1948년 한반도 분단 이후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마지막 날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한반도 통일 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선언하고, 남북의 통일 방안에 서로 간 공감대 형성, 경제협력을 비롯한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다.
윤석열 정부의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 한반도 긴장 고조시킬 것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이후 보수정권인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남북 긴장이 고조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제2차 남북정상 회담을 통해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 간 긴장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 해 11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평양정상회담에서 합의한 ‘9·19 남북군사 합의’의 효력을 일방적으로 폐기함에 따라 윤석열 정부도 6월4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관련 합의를 모두 효력 정지했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 폐기 이후 대북 전단 살포에 맞서 GPS 전파 교란, 대남 오물 풍선 살포, 군사분계선 침범, 탄도미사일 발사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약 7년 만에 연평도·백령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대규모 포사격을 실시했다.
절대 그러한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만약 남북 정상의 오판이나 예기치 못한 사태 발생으로 연평도 포격전 이상의 국지전, 나아가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들의 삶은 그 어려웠던 60--70년 대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는 지금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다.
한반도 평화 실현 위해 남북 간, 북미 간 관계 개선이 중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3년 6월15일, 6·15 남북 정상회담 3주년 기념 KBS와의 특별대담에서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또 모든 것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 간의 관계가 개선되는 것과 동시에 북미 간의 관계도 개선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둘이 병행될 때 진정한 평화가 있습니다. 한반도는 우리 땅입니다. 우리 땅인 만큼 한반도에서 잘살고 못사는 것도 우리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한반도의 중대 위기가 있을 수 있는 절박한 지금 상황에서야말로 국민들이 큰 결심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의 평화를 해쳐서는 안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목숨이 걸린 문제인 만큼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굳은 결심을 국민 전체가 가져야 합니다. 이것은 정치나 지역을 초월한 문제입니다. 외교는 어느 것이 국익이 되느냐가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4대 강국이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 세력 균형이 관건
또한 김 전 대통령은 2004년 1월, 한겨레신문과의 신년 회견에서 “한반도처럼 4대 강국이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국민 전체가 외교관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정세에서 강대국의 세력 다툼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은 세력 균형이 관건이고, 미국을 활용해야 합니다.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겠지만 영토적 야심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한반도 문제는 반드시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 전체가 외교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말이 한반도의 문제, 남북 간의 문제를 정부와 정치권에만 맡겨선 안되고, 윤석열 정부처럼 외교로 문제를 풀려고 하기 보다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는 정부에 맞서 국민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한반도 문제는 반드시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우리 모두 깊이 되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