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등 부정 수급 농업 공익직불금 허점 개선해야

2024년 07월 03일(수) 20:37

본보 취재로 무안군 뻘흙 불법 성토 필지에 대한 부당한 공익직불금 지급 실태가 불거진 가운데 부정 수급도 해마다 늘고 있다. 표본조사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익직불금은 2020년 5월1일 시행된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업 활동을 통해 환경 보전 등 공익 기능을 증진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성격이지만 악용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도입 첫 해 2건 뿐이었던 부정 수급 적발 건수는 2021년 110건, 2022년 120건, 2023년 177건으로 급증했다. 전남에서도 2020년 1건, 2021년 19건, 2022년 35건, 2023년 26건 등으로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일선 시·군의 신청을 거쳐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표본조사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체 필지의 5%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지자체의 자체·합동조사 등 사후 관리를 통한 부정 수급 적발 비중은 15.8%(28건)에 불과했다. 반면, 주민 신고는 40.6%(72건), 자진 신고는 33.8%(60건), 수사기관 6.7%(12건), 감사기관 조치 요구 2.8%(5건) 등 외부 요인에 의한 확인이 대부분이었다.

무안군의 경우도 원상회복 명령을 받은 일로읍 망월리 소재 33필지(7.8㏊) 중 17필지에 대해 지난해 12월 직불금이 지급됐다. 농관원 전남지원이 이행 점검을 했으나 일부 경작 여부만 살피는 바람에 불법 행위가 이뤄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교묘하게 법망을 악용하게 만드는 허술한 구조에 검증도 부실한 실정으로 보인다. 그동안 숨겨진 부정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면 범법자를 추가 양산할 수 밖에 없다. 직불금 제외 농지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규정해야 하고, 실질적인 조사를 확대하는 등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

‘눈먼돈’이 아니라는 인식 제고도 중요하다. 공익직불금 제도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