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을 여는 詩]직박구리에게 배우다 / 김은아 |
| 2024년 07월 07일(일)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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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함께하는 부부이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대야에 받아 둔 물에서
날개를 펴고 어린아이 물장난치듯
건반 위 음표처럼 경쾌한 몸짓으로
서로의 악기가 되어 연주한다
허공에서 부리를 맞대기도 하고
날갯짓 맞장구 치며
길 없는 길 내며 온
앞서지도 뒤서지도 않는 나란히 가는 길
어느 순간도 같이하여
영원(永遠)이 된다는 것
직박구리 한 쌍이 가르쳐 주고 날아갔다.
(시집 ‘직박구리에게 배우다’, 시와사람, 2024)
[시의 눈]
한때 나도 새를 쫓아다녔지요. 새처럼 날고 싶던, 새처럼 시를 노래하곺던, 그래, 새소리와 함께 아침을 맞던 때군요. 결혼하자 새집마냥 높직이 새집을 설계하고도 싶었네요. 오늘 직박구리 놀이터에 비가 옵니다. 앞산 굴참나무숲을 날아온 둘은 집앞 키큰 호두나무에 앉았습니다. 그들은 베란다 난간에 잠깐 앉아 기웃대며 ‘영원’을 아느냐 묻습니다. 참, 가르쳐달라자 ‘살아보면 알지롱, 롱롱롱!’ 철학은 끝, 그만 산죽숲 찌벌레가 부른다 전합니다. 만찬 후엔 건너 마을로 간다는군요. 그의 식후경을 얼마만큼 기다려야 답을 알려줄까요? 김은아 시인은 신안 팔금 출생으로 201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와 2011년 ‘시와사람’ 당선으로 등단했고, 시집 ‘흔들리는 햇살’(2014) 등이 있습니다. 그는 생명체와 이웃에게 따뜻한 온기를 주는 해밝은 시인입니다. <노창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