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에 전면허용 환자 상태 파악 등 한계 有 ●비대면 원격진료 일부 병·의원서 반복 처방 환자들 대상 시행 중 편리성 등에 요구 증가 불구 정확성 등 불확실 정리=기수희 기자

2024년 07월 09일(화) 19:27

강주오 행복을주는 가정의학과의원 원장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한 지 5개월이 다 되고 있다. 이에 의료 공백으로 인한 진료 차질도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됨에 따라 의료 현장이 언제 정상화될지 요원하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의료 공백 해소 차원에서 ‘비대면 원격진료’를 전면 허용해 환자와 보호자 등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주오 행복을주는 가정의학과의원 원장을 통해 비대면 진료, 원격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반복 처방’ 환자 등 일부 대상 비대면 진료

원격진료는 원격의료의 한 부분이다. 원격의료는 환자가 병·의원에 방문하지 않고 통신망이 연결된 모니터 등 의료장비를 통해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일컫는다.

원격의료 안에 원격진료 즉 비대면 진료, 원격 모니터링 및 원격 진단(혈당·혈압·초음파·심전도·엑스레이 등 진단기기 이용), 원격 협진 등이 포함된다. 한마디로 원격진료는 의사를 만나지 않고 전화 또는 화상통신기기 등을 통해 진료를 보고 그에 따른 의학적 처치가 이뤄지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대란 해소를 위해 원격진료가 전면 허용됐다. 이에 병·의원들은 현재 진료 시간에 맞춰 병원에 오는 것이 어려운 이들 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반복되는 처방을 받는 환자에 한해 비대면 처방전을 발부하고 있다. 또 거동이 불가해서 병원에 오지 못하는 이들의 보호자나 요양보호사가 대신 병·의원을 찾을 경우 전화로 간단한 문진 후 약 처방을 하고 있다. 다만 ‘전면 허용’과 관련,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여러 법적인 문제로 인해 원격의료가 완전히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다.

◇감염 예방·만성환자에 도움 등 효과

비대면 진료는 의료진이 환자와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시기 코로나 환자 또는 의심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었다. 코로나 확진 환자가 병원이나 응급실에 다녀가기만해도 응급실, 병원 등을 폐쇄하던 상황이었기에 감염병 전염을 막기 위해 시행한 비대면 원격진료였다.

또 원격진료는 만성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혈압, 당뇨와 같은 질병은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데, 일반 병·의원에서는 한달 또는 두달, 대학병원의 경우에는 반년 이상 약만 처방해 가는 환자들이 있다.

이들의 혈압이나 혈당 변동성을 수개월에 한 번 진료를 보는 것으로 파악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 환자 본인들이 집에서 혈압 및 혈당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측정된 기록이 병·의원에 연계되면 진료 시 약 처방 및 검사에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현재는 일부 의원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휴일이나 야간에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고 응급의료 취약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들에 한해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환자 파악·마약류 오남용 방지 등 한계

원격진료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한계가 분명히 있다. 직접 얼굴을 보고 환자의 증상과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 시 촉진이나 청진을 해야 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진단과 처치가 보다 정확할 수 있다. 기술 발달로 인한 편리성 때문에 원격진료가 사회적으로 많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나, 진료의 정확성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 그리고 원격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비용 등의 문제로 기술 발전 대비 현장에서 원격진료는 못따라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불어 향정신성 의약품이나 마약류 등의 오남용 방지가 중요한데, 이런 종류의 약들은 앞으로도 원격진료로 처방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