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고 던지며 담아낸 ‘길 위의 역사’ 성백 작가 초대전, 오는 28일까지 금봉미술관 최명진 기자

2024년 07월 09일(화) 19:45

‘Messenger - Sound of KOREA’

붉은 물감이 묻은 공을 수차례 던져 의도하지 않은 자국을 남기고 그렇게 남겨진 붉은 점들을 연결해 매화나무를 그려낸다.

새로운 유형의 실험정신으로 다른 차원의 화폭을 선보이는 성백 작가의 작품 ‘Messenger - on the Road’다.

부산을 기점으로 전세계 무대에서 탁본(돌·나무 등에 새겨진 문양을 종이에 뜨는 기법), 영상 퍼포먼스 등을 펼쳐 보이는 성백 작가의 초대전이 오는 28일까지 금봉미술관에서 열린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현대미술과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고민하며 1999년부터 인터넷을 활용한 새로운 소통방식의 작업세계를 펼쳐왔다.

작가가 이어오고 있는 두드림과 던짐의 창작 행위는 투쟁의 역사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작들은 2019-2023년 유라시아 횡단을 통해 제작한 탁본 작업을 비롯해 2021년 이후 던지기 퍼포먼스 등을 포함한다.

작가는 유라시아 횡단 중 유럽 곳곳에서 2차세계대전 당시 총탄 자국을 발견했으며 탁본의 두드림을 통해 이미지를 드러냈다. 또 미얀마, 홍콩 민주화운동에서 국가권력에 맞서 투쟁하는 저항 시민의 모습에 함께 분노하며 그들처럼 두드림의 돌을 던지기도 했다.

작가는 “이들의 두드림은 우리의 1980년 5월과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 위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 속 소시민들의 걸음과 투쟁이 담겨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나의 두드림으로 또다른 역사의 이미지로 나타난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