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원회수시설 2차 공모도 무산…결국 3차 공모로 후보지 3곳 모두 선정 절차 보류…사업 차질 우려 ‘先자치구 신청 後광주시 주도 추진’ 방식으로 전환 姜시장 “1년 정도의 여유 시간…2030년 가동 가능” 박선강 기자

2024년 07월 11일(목) 20:37

‘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 방식’ 발표 11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강기정 시장과 5개 자치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원회수시설(소각) 입지 선정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영근 기자

최대 1천억원 이상의 인센티브가 지원되는 광주시 자원회수시설(소각) 2차 공모도 결국 무산됐다. 이로 인해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되는 2030년 자원회수시설 가동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이강 서구청장, 김병내 남구청장, 문인 북구청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신동하 동구 부구청장은 11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先) 자치구 신청, 후(後) 시 주도 방식으로 변경해 (자치구나 권역별이 아닌) 광역 자원회수시설 설치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원회수시설의 경우 개인·법인·자치구 등이 광주시에 직접 신청했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될 입지 선정 과정에서는 자치구가 입지 후보지 신청 창구가 돼 입지 분석, 주민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광주시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광주시는 자치구와 사전 간담회를 통해 자치구별, 권역화(2개권역), 광역화를 논의해 최종 광역화 추진 방식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최종 입지로 선정된 자치구에는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라 공사비의 20%인 약 600억-800억원 규모의 문화·체육·여가 등 편익시설을 설치한다. 광주시는 여기에 더해 특전(인센티브)으로 총 5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자원회수시설 입지 결정 때 200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이후 300억원을 연차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또 추가적으로 주민지원기금을 조성해 자원회수시설이 들어서는 자치구에는 연간 20억원 이상 지원이 예상된다. 나머지 4개 자치구는 반입수수료에 대한 가산금 10%(약 2억원 예상)를 납부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2021년 10월 구청장협의회의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 건의를 받아들여 2022년부터 기본구상용역을 통해 시설 규모(650t/일) 등을 확정하고 입지 공모 절차를 추진했다.

지난해 4월 1차 공모에서 6개소가 접수됐으나 응모 요건 미충족으로 무산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된 2차 공모에서는 7개소가 접수됐으나 응모 요건 미충족, 신청 철회 등의 이유로 4개소가 제외되고 서구 매월동, 북구 장등동, 광산구 삼거동 등 3개소가 평가 대상으로 확정됐다.

전문기관은 입지선정위원회에 평가 후보지 3개소에 대한 타당성조사, 관계법령, 입지여건, 사업추진 조건 등을 고려해 평가 가능한 후보지를 한 곳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입지선정위원회는 전날 열린 제14차 회의에서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서구 매월동은 개발제한구역으로 국토부의 승인이 어렵다는 점, 북구 장등동은 시설 공사는 가능하나 송전탑 이설 문제가 있어 공사 기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 광산구 삼거동은 사회복지법인시설을 1세대로 본 것에 대한 세대수 적용이 사회적 쟁점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3개 후보지 모두 평가 절차 보류 결정을 내렸다.

1차 공모에 이어 2차 공모까지 ‘빈손’으로 마무리되고 3차 공모로 이어지면서 결국 그동안 행정력·시간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30년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에 맞춰 자원회수시설을 2029년까지는 준공해 시험 가동에 들어가야 하는 일정을 감안할 때 남은 시간도 촉박한 상황이다.

강기정 시장은 “자원회수시설은 시민들의 안정적인 생활환경 조성에 필수 환경기초시설이기 때문에 자치구의 참여와 노력이 중요하다”며 “2030년이 다가오면서 마음은 급하지만 아직 1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잘 준비하면 법적 시한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