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선명한 정책 의회로 시민 위한 정치 펼치겠다” 후반기 의회 운영 키워드는 공감·실력·신뢰·용기 집행부, 의회와 사전에 충분히 대화하고 타협해야 군공항 이전에 도움되면 어느 누구와도 대화할 것 박선강 기자

2024년 07월 16일(화) 20:13

프로필 ▲광주(51) ▲제9대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김근태재단 운영이사 ▲제9대 광주시의회 전반기 교육문화위원장 ▲제8대 광주시의회 후반기 환경복지위원장 ▲제5·6·7대 광주시 북구의원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제9대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신수정 의원이 선출됐다. 시의회 개원 34년 만에 최초의 여성 의장이다. 시민 눈높이에서 형식을 따지지 않고 직접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신수정 의장으로부터 후반기 의회 운영 방향과 지역 현안에 대한 견해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광주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광주시의회 개원 이래 최초로 여성 의장에 당선시켜준 동료 의원과 142만 시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성 의장으로서 ‘유리 천장’을 깨뜨렸다는 데서 의미를 찾고 싶다. 의장이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민들과 소통함에 있어 부드러움은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본다. 시민 눈높이에서 형식을 따지지 않고 직접 소통하는 의장이 되겠다. 18년 지방 정치 경험에 여성 만의 차별성을 더해 시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

▲후반기 의회 운영 방향은?

-9대 후반기 의회 키워드로 공감, 실력, 신뢰, 용기를 꼽았다.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정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원 개개인의 공약 이행이 시민 공감의 출발 아닌가 생각한다. ‘의정공약지원단’을 만들어 의원·분야별 공약 이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고 한다.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도 넓히겠다. 여건이 된다면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하는 의정 콘서트를 만들고 싶다. 정책 컨퍼런스나 시민 주권의 날 같은 시민 참여 행사도 생각하고 있다. 의원들이 지역민들에게 직접 의정 성과를 설명하고 민심을 듣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두 번째는 실력이다. 후반기에는 지원 체계를 강화하려고 한다. 7월부터는 의회에서 조례 사후 평가를 한다. 조례 취지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 결과를 의정 활동에 반영하겠다. 세 번째는 신뢰다. 시민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청렴한 의회를 약속드린다. 마지막은 용기있는 의회다. 진정한 용기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조정하고 화합하는 것이다. 민주적 의회 문화가 정착되도록 조직과 제도를 정비하겠다.

▲민선 8기 전반기 2년 광주시정을 평가해 달라.

-민선 8기 임기가 절반이 남은 만큼 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정책에 따라 성급한 판단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조심스럽지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보면 먼저 시정 성과 측면이다.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도시 기반을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는 부분과 세부 사업별 토대를 닦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대급 세수 부족, 예산난 등으로 국비를 반납하거나 급하게 추진되는 사업들도 있었다. 또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등 상대적으로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들이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쉽다. 두 번째는 시정을 운영하는 절차적 측면이다. 집행부와 입법부는 태생적으로 대립한다. 갈등은 당연하다. 이를 감안해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시의회는 시정 운영의 동반자다. 사전에 충분히 대화하고 타협해서 남은 2년 함께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반기에 시의회와 집행부 사이에 소통 부재 문제가 불거졌는데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집행부와 의회는 역할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의원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대화 해주길 바라고 있다. 조직개편 같은 시정 주요 현안을 의원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는 것이 현실이다. 집행부가 의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 한다.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원들이 참여할 기회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자주 만나고 대화했으면 한다. 후반기에는 협치를 넘어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가 될 생각이다.

▲광주·전남 상생을 위해 시의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광주와 전남은 역사적으로 한 뿌리이며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가야 하는 처지다. 특히 지방소멸 위기를 돌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거점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 간 상생 협력이 중요하다. 광주와 전남은 공동 현안이 있어 상생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필요할 때는 시·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 중재도 하겠다. 합동 워크숍이나 합동 연수 활동도 해봤으면 한다. 조만간 광주·전남 시·도의회 차원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간담회도 가졌으면 한다. 광주·전남 현안이 많은 만큼 시·도의회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상호 이해를 위해 광주·전남 시·도의회 직원 교류 근무도 필요하다. 물론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추진할 문제다.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또 시의회의 역할 부재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은데.

-광주 현안에 대한 입장은 항상 ‘시민 뜻’이 우선이었다. 시·도 상생 해법도 ‘시·도민의 뜻’이 우선이다. 지금까지는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유력한 곳이 무안이다.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개통에 맞춰 민간공항과 군공항을 함께 무안으로 이전하는 것이 광주·전남 상생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무안군이 군공항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무안군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소음 피해일 것이다. 무안군에서 소음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모두 더하면 무안군 전체 면적의 4.2%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안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주지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것이다. 국방부와 광주시는 군공항 부지를 기존보다 더 넓게 만들고 소음완충지역도 추가 확보해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정확한 정보 전달도 필요하지만 무안군민들은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군공항 이전에 서운함이 컸던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서로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군공항 이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느 누구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강기정 시장이 메가시티 구상을 꺼내 들었는데.

-최근 광주시, 전남도, 전북특별자치도가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전국적인 초광역 메가시티 공론화 흐름에 함께 한 것이다. 수도권 1극 체제가 뚜렷해지고 다른 지역이 초광역권으로 뭉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메가시티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공직자들의 정교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메가시티 계획이 광주와 전남·북이 함께 발전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광주시의회도 전남·전북의회와 자주 만나 긴밀하게 협력하고 함께 뛰겠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민에게 한 말씀.

-9대 의회 개원 이래 모든 의원들이 노력해 일하는 의회 문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불완전한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회에 예산, 조직권이 없어 세밀한 정책 개발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예산 분석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의회 혁신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계획들이 집행부의 반대나 예산 부족으로 좌초되기도 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 유능한 정책의회를 이어가겠다. 시민들도 시의회가 하는 일에 항상 관심과 애정을 갖고 동참해 주길 부탁드린다. 의회다운 의회, 강한 의회, 선명한 정책 의회, 시민을 위한 의회를 꼭 만들겠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