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현성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디지털 대전환 시대, 세계인이 소비하는 광주 만들겠다” 시너지 효과 역점 둔 조직 개편…소상공 디지털 전환 집중 소비자·소상공인·플랫폼 등 상호작용 통한 가치 창조 강조 핵심과제 ‘지산지소’…지역·지능·지구적 소비 창출 힘쓸것 정은솔 기자

2024년 07월 21일(일) 19:58

지난해 8월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초대 수장에 오른 김현성 대표이사는 취임 후 1년 동안 경쟁력있는 디지털 상공인 육성을 비롯해 노사 상생문화 실현, 골목상권 활성화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디지털 경제 수도 광주’를 만드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현성 대표이사로부터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재단의 청사진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취임 1주년을 맞은 소회는.

-취임 당시 마음가짐은 이곳에서 통합 재단이라는 나무를 잘 키워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많이 맺는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이 바뀌었다. 열매를 수확할 것이 아니라 땅을 잘 갈고 씨를 뿌리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디지털 전환기를 최고의 기회로 삼고 광주를 디지털 경제 수도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잊지 않고 앞으로 나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양 기관 통합 이후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보다 ‘소통’에 중심을 뒀다. 상대와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그대로 둔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취임 후 100일 동안 내부 임직원들과 1:1 소통을 통해 어느 한 기관의 양보가 아닌 서로의 생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기관 대 기관의 통합이기에 기존에 갖고 있던 장점은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화학적 통합을 위해서는 같은 비전과 임무를 가져야 한다. 한 그릇에 담겨 있지만 고유한 재료의 맛은 잃지 않는 샐러드처럼 ‘샐러드팟’식 통합이 되길 바란다.

▲통합 이후 재단의 주요 사업과 역할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먼저 부서 개편을 통해 실질적인 업무 수행에 주력했다. 기존 일자리 사업 부서와 상생 재단을 통합해 ‘상생일자리추진단’을 신설하고 지역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소상공인지원부를 ‘소상공인 디지털전환실’로 개편했다. 또 경영관리부를 ‘경영전략실’로 개편해 단순 부서 지원 기능에서 재단 전체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국비 사업 유치로 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며, 외부 기관의 자문과 노사민정 의견 청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테크리더’ 제도를 운용 중으로 각 실단에 테크리더 1명을 지정하고 GPT 계정을 부여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광주시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은.

-다양한 협회·단체, 플랫폼, 경제 일자리 관련 이해 그룹 간 연결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호 연대를 통한 소통과 공유가 우선돼야 한다. 과거에는 기업을 중심으로 단방향적 가치가 창출됐다면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소비자, 소상공인, 플랫폼 등 다양한 주체간의 상호작용으로 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밀키트 사업과 공공배달 앱 사업은 전혀 다르지만 두 사업간 연결 지점을 찾고 밸류체인을 만든다면 또 다른 가치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더불어 디지털 환경에 주저하거나 변화에 무뎌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선택했다기보다는 주어진 조건이다. 과거 계단식 성장의 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퀀텀 점프(Quantum Jump)가 가능하다. 배가 안전한 항구를 벗어날 때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듯이 낯섦과 두려움을 이겨낸다면 디지털 경제의 바다에서 수많은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목표로 삼고 있는 ‘디지털 경제 수도 광주’의 모습은.

-위기이자, 기회인 디지털 경제 시대에 광주를 디지털 경제 수도로 만들어 세계의 기준과 표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 권력이 이동하고 있다. 과거 생산자와 공급자에게 쏠렸던 권력이 지금은 소비자와 수요자에게 있다. 소비자는 생산된 것만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골라 구독한다. 예를 들어 OTT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식이다. 맞춤화된 개인형 소비 경제가 유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소상공인과 지역에 기회다. 몸집이 큰 대기업, 대도시는 상대적으로 변화에 더디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 광주만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디지털 경제 수도 광주’를 위한 전략과 계획은.

-일명 하이 파이브(High Five) 전략이다. 첫째, 정책 수요자 중심성을 높이는 것이다. 문제와 답을 소상공인이 주도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이나 강좌에 전문 강사가 아닌 현장의 소상공인을 초청해 실질적인 강의가 되도록 하고 라이브커머스도 중소상공인이 직접 제품을 홍보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민간 플랫폼과 연계 협력하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플랫폼들이 로컬 중소상공인을 공정하게 취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자체 제조(PB상품)로 중소상공인의 마케팅 의지를 꺾지 않도록 규칙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대상별 업종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찾아가는 현장형 지원사업이 필요하다. 다섯째, 다양한 자원과의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 식당의 음식을 밀키트화해 독거노인, 저소득층, 미혼모 등 취약 계층에 정기 배송하거나 학교, 공공기관 등 공적 수요에 지역 제품을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의미와 구체적 실현 방안은.

-지산지소의 의미를 디지털 경제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다면 “지역의 제품을 지역에서 소비하고 지능적(디지털)으로 소비하고 지구적으로 소비하자”는 의미다. 광주시 전체 조달 시장 규모 2조7천억원 중 지역 내 구매 비율은 약 45%에 불과하다. 전북도와 강원도의 경우는 지역 내 구매 비율이 60%가 넘는다. 현재에서 10% 정도만 끌어올려도 2천700억원의 수요가 지역 내에서 창출된다. 애향 소비가 가속화되면 지역 내 수요가 지역 산업과 연결돼 도시 경제의 회복력이 높아진다. 여기에 생태계 구축과 소상공인 교육을 통해 지역 내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도록 하고 지구적 수요 혁신을 위해 지역 상품의 디지털 무역 유통 판로 전환을 이뤄야 한다. 또한 지역 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상품화하고 해외 수출 성과를 달성하는 동시에 국내외 디지털커머스 시장에서 팔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시·공간적 제한이 없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광주 상품의 수요처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푸드클럽(Food Club)’이라는 지역 소상공인 상품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마차를 아무리 길게 연결해도 기차가 되지 않는다”는 경제학자 슘페터의 말처럼 디지털 수요를 위한 혁신을 이뤄야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팔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미향의 도시’ 광주를 리더로 재정비해보자는 의미로 최근 지역의 11개 업장을 선정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기여를 하도록 계획 중이다. 하반기에는 업무 협약을 체결한 위메프, 티몬, 무신사, 소담스퀘어 등과 협력해 제품 패키징, 브랜딩, 마케팅도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곧 비용의 증가로 인식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비용은 낮추고 매출은 올리는 방법을 소개해 디지털 전환이 쉽고 편리한 것이라는 인식을 주고자 한다.

▲임기 내 과업과 향후 재단의 비전과 계획은.

-광주가 디지털 경제 영역에서 대한민국을 넘어서 글로벌한 수도가 됐으면 한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없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충분히 가능한 꿈이다. LA와 바르셀로나가 CES와 MWC를 통해서 디지털 리더십을 이끌어 가고 있듯 지산지소와 이미 만들어진 디지털로드를 통해 ‘광주 made, buy 광주’를 실천해 간다면 꿈은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모든 과정은 ESG 경영에 부합했으면 한다. 50여명의 임직원들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의 역할 패러다임을 수요 혁신으로 전환해 회복력 높은 광주를 만들어 나가겠다.

/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