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의원들, ‘민형배 구하기’ 나섰다 박지원 SNS 이어 호남 의원들에 전화·문자 호소 김원이·주철현, 호남 출신 최고위원 필요성 역설 지역 정가 “더욱 강하게 단합하는 계기 만들어야” 김진수 기자

2024년 07월 23일(화) 20:45

출처=박지원 SNS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호남 단일후보 성격으로 도전하고 있는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이 초반 순회 경선 결과 후보 8명 중 충격의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동료 선후배 국회의원들이 ‘민형배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가운데 최다선이자 최고령인 박지원 의원은 연일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민형배 후보에 대한 지지를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23일 SNS를 통해 “오는 8·18 전당대회에 광주 출신 민형배 의원이 호남 유일 후보로 출마했다”며 “광주·전남·전북 시·도민들은 물론, 수도권 등 출향 향우님들도 호남 정치 복원을 위해서 꼭 민형배 후보의 지지를 간청드린다”고 요청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날 오전 호남 지역구 의원 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전화 연락이 안된 의원들에게는 예외 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내 민형배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을 위해 호남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김원이 의원(목포)도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형배 후보는 이재명 당대표를 지키고, 검찰 독재 정권에 맞서 가장 앞장서 싸운 후보”라며 “검찰 개혁을 완성하고,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끝장내고, 정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광주·전남 유일 후보, 민형배 후보를 지지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주철현 의원(여수갑) 역시 지난 19일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인 광주의 민형배 의원이 선전하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에 지방을 대변할 최고위원이 한 분쯤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방이 살고, 대한민국이 산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서삼석 의원 등을 포함한 다른 광주·전남 국회의원들도 공식·비공식적으로 호남 출신 최고위원 선출의 당위성과 함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민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적극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회 경선 초반에 있었던 민 의원의 연설이나 핵심 메시지 전략을 수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의원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전남의 한 국회의원은 “순회 경선에서 민형배 후보의 연설을 주의 깊게 들었다”며 “솔직히 다른 후보에 비해 임팩트가 특별히 있는 것 같진 않아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연설 내용 중 지난 총선에서 새로운미래 이낙연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던데, 사전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났듯 이미 무난한 승리가 예견됐던 선거였다”며 “이낙연 후보가 ‘정치거물’이었던 것은 맞지만 어렵고 힘든 경쟁을 극복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민주당원들의 가슴에 크게 와 닿는 내용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회의원도 “민 의원이 내세우고 있는 호남 단일후보란 메시지는 전주 출신 한준호 후보의 ‘전북의 아들’과 같은 구호와 겹치고 있다”며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비수도권 출신이란 메시지 역시 경쟁 후보들 가운데 지방 출신들이 많아 당원의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8월3-4일로 예정된 호남권과 10일 열리는 경기, 이어 17일 열리는 서울 경선에서의 권리당원 수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선거 초반의 열세를 빨리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민형배 의원의 최고위원 경선 도전을 계기로 호남 정치권이 더욱 강하게 단합하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