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1천282t→47t 급감…전남産 참꼬막이 사라졌다 보성·순천·장흥·고흥 등 산지서도 물량 구하기 힘든 상황 남획 등 요인 자연 복원력 상실…폐사율 높아 양식 외면 어민들 “육상배양장 확대 등 국가 차원 지원 절실” 호소 양시원 기자

2024년 07월 28일(일) 20:07

전남지역 대표 수산자원인 ‘참꼬막(꼬막)’이 사라지고 있다. 매년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산지에서는 ‘지인이 없으면 구할 수 없을 정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어민들은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한 꼬막 자원 회복과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에서 생산된 꼬막은 47t으로 생산액은 4억9천49만원에 불과했다. 통계 작성 이래 생산량은 2019년(46t)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었고, 생산액은 역대 최저다.

2000-2010년만 하더라도 연평균 생산량이 6천852t에 달했던 전남 꼬막은 2011년 1천604t, 2012년 640t, 2013년 1천282t, 2014년 1천199t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2015년(697t)을 기점으로 1천t선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량은 10년 전과 비교할 때 고작 3% 수준이다.

전남은 전국 꼬막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다. 보성·순천·장흥·고흥이 접해있는 여자만과 득량만 일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2000년대 들어 생산 감소세가 이어진 꼬막은 20여년이 지난 현재 자연 복원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꼬막 생산량 감소는 1996년부터 이뤄진 중국 수출로 인한 자원 남획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종의 열성화, 어민 고령화, 양식 경제성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꼬막 치패가 성패로 크는데 양식의 경우 최소 3년6개월, 자연에선 4년 이상 걸린다. 반면, 새꼬막은 채묘 이후 2년이면 상품성을 갖출 정도로 빠르게 자란다.

수심 10m 정도에 서식하는 새꼬막과 달리 근해에 서식하는 꼬막은 간조 때면 밖으로 노출되는 특성 때문에 청둥오리, 숭어 등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다반사다. 자연 상태에서 꼬막이 성패까지 자랄 확률은 약 1% 수준으로 추정된다. 어획 또한 뻘배 등을 이용한 수작업으로만 가능하다. 그물을 배로 끌어 어획하는 형망어업이 이뤄지는 새꼬막에 비해 노동력이 2배 이상 투입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식어업인들은 꼬막 양식을 기피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전남 꼬막 양식어업 면적은 2천962㏊(205건)으로 새꼬막 양식어업 면허건수 1만896㏊(948건)의 27%에 그치고 있다.

어민들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자원 멸종으로 조만간 꼬막 어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뻘배 어업 종사자가 40명 가까이 있었던 보성 하장마을에는 현재 10명 정도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장동범 보성 하장마을 어촌계장은 “과거 한 사람이 4-5시간 작업하면 꼬막을 20㎏ 74포대까지 채웠지만 요즘엔 한 포대도 겨우 잡는다”며 “매년 어획철마다 꼬막 자원이 줄어드는 게 체감돼 종이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이 올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어민들은 꼬막 자원 회복을 위해서는 지원 확대를 통해 육상 배양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전남에는 벌교꼬막종묘등배양장, 강진다산해양종묘, 한국해양 등 민간에서 운영하는 육상 배양장이 3곳이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동범 어촌계장은 “원활한 양식과 자원 회복을 위해서는 최소 10개의 육상 배양장이 있어야 한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멸종 위기에 놓인 꼬막 자원을 회복 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전남도는 꼬막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7억8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 꼬막종자 대량 생산 기반구축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기간 총 113.8㏊ 면적의 갯벌에 1.5㎜ 안팎의 꼬막 종자 85t 가량을 살포하고 양식사업자와 중간양식사업자 총 54곳에 양식시설 재료비를 지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