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랑 끝에 선 경제 현실 / 김일태 |
| 2024년 08월 05일(월) 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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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는 수출 호조로 올 1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이 1.3%로 2023년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플러스 기조이지만 민간소비 부진과 수출 기여도의 하락으로 2분기 0.2% 역성장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하락으로 주로 승용차, 의류 등 재화 관련 소비가 부진하고 건설투자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줄어들었으며, 자영업자의 주된 업종인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쪼그라들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의 개인사업자 대출 통계에 따르면 60대 자영업자 등 다중채무자 개인사업자는 38만1천명이고, 186조7천억 원의 빚을 지어 1인당 4억9천만원이다. 다중채무자는 세군데 이상 금융기관의 대출을 보유한 차주(借主)로 경기침체로 인해 사업이나 장사를 그만두는 창업과 실패가 반복되는 최악의 수준이고 최근 티몬·위메프 부도 사태로 중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또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역대 두 번째 저조한 인상률 1.7%로 170원 상향해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301만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인상되더라도 혜택 받는 미숙련 근로자는 줄어들 것이고 개인사업자는 높은 인건비 부담으로 모두 불만이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3번의 감세 세법개정안을 제안했지만 주로 고소득층에 집중되고 있으며 감세 규모는 2022년 13조원, 2023년 5천억원, 2024년 4조3천515억원에 달한다. 이것은 감세 대상이 근로소득인 노동보다 법인세, 금융투자 및 상속세 등의 자산과 자본에 집중된 부자 감세로 야당에서는 상속세 관련 세법개정안을 거부하고 있다. 작년 세수 부족액이 56조원으로 엄청나고 올해 상반기까지 10조원 대 결손이 발생했지만 정부는 추경 편성 없이 68개 기금과 특별회계 간의 내부거래로 돌려 막음으로써 변칙적인 재정을 운영해 왔다. 이것은 향후 경기 회복과 감세에 따른 검증도 빈약한 낙수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낭만적 재정운영에 근거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경제지표도 밝은 편은 아니다. 광주·전남지역 실물경제 동향(7월11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광주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5월에 비해 9.7% 증가했지만 소비부진으로 대형소매점 판매는 지난해보다 8.3% 감소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자료에 의하면 올 2분기 광주·전남 대졸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20만 명이 넘는 수준인데 젊은 세대의 인기 창업 업종인 커피전문점도 2020년 4월부터 2024년 4월까지 2천299개소가 창업된 반면, 1천623개소가 폐업(국세통계포털)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것은 고령화 추세에서 전문기술인력의 안정적 일자리 부족과 육아와 가사로 구직을 포기하는 것으로 지역산업의 인재 충원에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더욱 힘든 것은 지역상권의 공실이다. 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자료(2024,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역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7%로 임차인은 경기침체로 매출이 감소해 장사를 그만두고 임대인은 건물의 투자수익률 감소로 대출이자 부담을 감당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전국 각지에 저출생과 고령화로 텅빈 지방의 노후아파트와 폐허가 된 시·군의 농어촌 주택이 가득하고 물가 상승과 임금 하락으로 매출이 감소해 도시지역의 자영업자마저도 폐업이 속출하고 상가가 공실로 남아있는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여야 정치권과 정부는 한국경제와 지역경제의 주축인 민생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처방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