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생기본소득이 저출산 해소의 마중물이 되길… / 김재형 |
| 2024년 08월 05일(월) 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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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생산가능인구와 노동력 감소, 젊은 세대의 과도한 세 부담과 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들과의 갈등, 지역대학 소멸 및 지역 소멸의 가속화 등이 예견되고 이는 결국 국가의 존립 자체를 흔드는 중대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감소 문제는 많은 선진국도 안고 있는 문제이지만 우리나라가 가장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가장 큰 원인으로 많은 전문가들도 지목하고 있지만, 수도권집중 현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저출산에 대응하는 정책수립의 기준은 출산 및 양육을 위한 금전적 인센티브 제공, 효율적인 일·가정 양립정책의 시행, 출산율 증가를 위한 사회환경 개선 등으로 분류된다. 각국 정부는 이와 같은 기준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이번에 국회에서 ‘출생 후 18세까지 일정 금액 적립’ 및 ‘아동수당 대상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출생 기본소득 3법’이 발의됐다. 무엇보다도 기본소득이라는 새롭고 혁신적인 제도를 통해 국가적 위기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을 해결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그러나 이 출생기본소득만으로 얼마나 저출산을 해소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따라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수립하면서 출산 및 양육을 위한 다양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일·가정양립지원정책을 해마다 확대 시행해오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18년간 이를 위해 약 3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은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의 하락을 막지 못하는 것은 저출산에 대응하는 정책 기준 중에서 ‘출산율 증가를 위한 사회환경’을 충분히 개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의 증가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사회환경은 바로 수도권집중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금전적 인센티브 제공과 일·가정양립지원정책 확대만으로는 변죽만 울릴 뿐 저출산을 해소하는 데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입증된 상태다. 어떤 사람의 몸에 악성종양이 발견됐는데 이를 제거하지 않고 주변만 아무리 치료한들 건강이 회복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인구 집중을 막고 권력과 산업을 분산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 종래의 권위적이고 경직된 대책만으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1차로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세종시를 특별자치시로 출범시키고 전국 10개 지역에 혁신도시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 정책만으로는 수도권집중 현상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에서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이 수도권집중 현상을 해소하는데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별도로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기후변화, 디지털 및 그린 전환, 팬데믹 등 다양한 국가적 난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철학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새로운 패러다임이 바로 기본소득이 아닌가 생각된다. 기본소득을 통해 소득의 불평등을 개선해나가고, 여기에 모든 지역에 차별 없이 제공되는 주거·의료·교육·교통·통신·금융·돌봄·문화 등의 기본서비스를 결합해 시행하는 대책이야말로 이 시대에 걸맞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되지 않을까 판단된다.
이번에 논의된 출생기본소득이 마중물이 돼 충분한 국민적 공론화를 거쳐 기본소득을 전 국민으로까지 확대하고 여기에 각종 새로운 기본서비스를 결합시켜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를 구현함으로써 수도권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