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유쾌한 도전, 잔소리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 진호림

2024년 08월 11일(일) 19:51

진호림 ㈜리얼프로텍 대표이사

디지털 시대 시니어들의 새로운 도전이 활발하다.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크리에이터로서 활약한다. 시니어의 크리에이터 도전은 개인의 취미를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경험이다. 이들은 촬영과 편집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산”이라며, 자기 경험에 바탕을 둔 콘텐츠의 가치를 강조한다.

성공한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의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요리든 패션이든 생활 속의 아이디어든, 전문적인 레시피나 기술이 아니라 본인이 오랫동안 쌓아온 생활 속 경험과 지혜를 담고 있다.

이들에게는 비빔국수도 누룽지도, 심지어는 해진 양말을 깁는 것도 콘텐츠가 된다. 하나같이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요리와 생활의 지혜, 역사 이야기, 여행 경험 등 분야도 다양하다. 정보 제공을 넘어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들의 콘텐츠는 젊은 세대에게도 큰 인기다. 젊은 세대가 불편하게 느꼈을 법한, 잔소리처럼 여겨지던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수십만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인기 콘텐츠로 탄생한다.

‘잔소리’라는 말은 대개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과거 젊은 세대가 시니어를 ‘꼰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잔소리’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세대 간 소통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다.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자기 경험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젊은 세대가 직접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세대 간 소통의 새로운 장을 열어간다.

시니어들의 이 같은 도전은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감동을 전해주지만, 그들 스스로에게도 큰 만족과 자부심을 안겨준다. 이들의 활발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은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기술 발전과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은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과거에는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인터넷 활용이 어려웠던 시니어들도 이제는 유튜브, 블로그, SNS 등의 플랫폼을 통해 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보급과 기능향상은 시니어들이 손쉽게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미디어 교육도 이러한 기술을 익히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최근 광주 동구문화센터에서 진행된 유튜브 크리에이터 교육은 30명 모집 정원을 넘어선 시니어들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이 교육은 유튜브 채널 운영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상 촬영과 편집 방법을 가르치며, 시니어들의 크리에이터 도전을 지원했다.

해남군 농어촌협약센터는 한발 더 나아가, 지난 3년간 양성한 150여 명의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해남 유튜버 네트워크 데이’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내친김에 시니어 크리에이터 도전이 경제적 수익 창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들의 콘텐츠는 풍부한 인생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역사적 사건이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랜 시간 축적된 문제 해결 방법과 실용적 팁은 많은 이들이 유용하게 활용한다. 시니어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수명 연장을 넘어 인간다운 삶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도전하는 시니어 세대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