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꼭” 의대 신설 염원 재확인…동부권 반발 여전

●전남권 의대 설립 3개 권역별 1차 공청회 마무리
중부·서부권에선 의대 관련 다양한 지역민 목소리 수렴
동부권 공청회 “공모 반대” 쏟아지며 일시 중단 소동도
용역사 “공모 참여하지 않으면 추천 대학 대상 불가능”

양시원 기자
2024년 08월 11일(일) 20:10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1차 도민 의견 수렴 공청회가 지난 7일 중부권(나주)을 시작으로 8일 서부권(목포), 9일 동부권(순천)까지 모두 마무리됐다.

3일 간 이어진 권역별 공청회는 국립의대 신설을 바라는 전남도민의 염원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지만, ‘전남도 공모’ 방식에 반대해온 순천 등 전남 동부권의 반발은 여전했다.

전남 국립 의대 신설 및 대학병원 신설 정부 추천 용역 주관사인 에이티커니코리아(A.T커니코리아)·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 주최로 지난 7-9일 전남 3개 권역에서 도민 공청회가 진행됐다.

공청회에는 중부권 350명, 서부권 620명, 동부권 320명이 사전 접수했으며 실제 참석자는 각각 400명, 600명, 400명으로 집계됐다. 중부권에서 21개, 서부권은 37개, 동부권에선 24개의 질문이 집중돼 의대 신설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도를 보여줬다.

용역사는 공모 절차와 기본계획, 설립 방식, 미추천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 대책 등을 소개했다. 8월 안에 설립 방식과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9월에 평가 기준과 심사위원을 선정한 뒤 10월 말 추천 대학을 선정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도민들은 의대 설립 방식과 선정 기준, 효율적인 대학병원 설립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정기호 강진의료원장은 “의대 설립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속병원을 어디에 설치하느냐”라며 “동부권과 서부권에 각각 의대를 만들고 지역 자산인 지방의료원을 대학병원 수준까지 끌어올려 대학병원을 2곳에 다 만드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대생의 임상 수련은 환자 생명과도 직결돼 의대와 대학병원을 권역별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대 설립이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병원 한 곳에 설립 하더라도 두 지역 병원 설립이 의료 혜택 측면에서 최선이다’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동부권 공청회의 경우 형식적인 공모라는 지적과 함께, 인구 수·경제성 등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논리로 순천에 의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특히 공청회에 앞서 전남도의대유치중단촉구위원회와 순천시의회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유치 지원 특별위원회 등 약 300여명이 동부청사 앞에서 전남도 의대 공모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여수국가산단에서 34년간 근무했다는 한 근로자는 “산단 노후화로 인해 그동안 동료가 죽거나 불구자가 되는 광경을 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봤다”며 “사람 목숨이 달린 의대 문제는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질 것이 아닌 객관적 데이터를 갖고 논할 일이다. 동부권 주민을 우롱하고 무시한다면 김영록 전남지사에 대한 불신임과 차기 지방선거에서 낙선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 율촌에 거주하는 A씨도 “목포와 남악 두 지역 인구 수를 합쳐도 순천에 못 미친다”며 “순천이 철도, 고속도로 등 교통망까지 확충돼 있어 모든 측면에서 의대 설립에 더욱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용역사가 “공모에 응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공모에 응한 대학 만을 추천할 수 있다”고 설명하자, 동부권 주민들이 ‘이럴거면 공청회 왜 하느냐’, ‘공청회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항의하는 바람에 공청회 진행이 5분 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오병길 에이티커니 파트너는 “아직 평가 기준도 정해지지 않고 공모 접수 제안 작업조차 이뤄지지 않은 단계인 만큼 대학의 실제 참여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그리고 전남도민이 바라는 의대, 상급 병원을 만들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인 만큼 의미없는 공청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파트너는 “평가 기준 등 공평하게 진행될 수 있는 부분을 만들고 대학들이 모두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한편, 1곳만 응모하더라도 적정성 평가는 이뤄질 것”이라며 “공정성 담보 등 많은 우려로 순천대가 공모 절차에 참여하지 않고 단독 신청하면 절차적 부분과 정당성에 있어 (의대 설립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진정성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의대설립방식선정위원회는 오는 14일 열릴 예정인 3차 회의에서 1차 공청회 내용 청취 이후 의대 설립 방식과 미추천 지역·대학 지원안 구체화 작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1차와 역순인 동부권-서부권-중부권 순으로 진행될 2차 공청회 일정도 이날 회의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차 공청회는 8월 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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