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한 소리 세계 담아낸 ‘빛’의 공간 윤세영 개인전 ‘생성지점_이곳과 저곳’…18일까지 예술공간집 미세한 돌가루 활용…시간의 양면성 드러낸 30여점 작품 선봬 최명진 기자

2024년 08월 12일(월) 19:42

‘심장 속에 심장’

‘생성지점’

‘생성지점’

낯설고도 푸른 어둠 속 더욱 두드러지는 ‘빛’을 통해 시간의 양면성을 표현해낸 작품 전시가 마련됐다.

윤세영 작가의 12번째 개인전 ‘생성지점_이곳과 저곳’이 오는 18일까지 예술공간집에서 열린다.

작가의 작품은 마치 우주의 풍경을 담고 있는 듯하다. 붉은 빛의 소용돌이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느낌을 자아내고, 깜깜한 공중에 떠있는 원들은 마치 은하계 행성을 떠올리게 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했다.

현시대 미술에서 재료적 장르 구분은 모호하지만, 작가는 한국화 재료만이 가진 특수성과 작품 주제의 표현사이 내밀한 긴밀성에 주목한다.

그는 ‘생성지점’을 평면 회화와 설치 작품으로 구현하는 작가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한국화의 ‘석채’, 미세한 돌가루다.

이는 단시간에 원하는 색감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랜 시간 쌓아 올려야만 색이 발현되고, 원하는 표현이 되기까지 많은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작가가 꾸준히 보여주고자 하는 ‘사람의 몸’이나 ‘초자연적인 시간의 형상’을 나타내는 데 가장 적확한 재료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대부분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긴 시간 매진해온 작품들이다.

‘생성지점’이라는 주제를 지닌 작가의 평면 회화들은 스스로 증식해 나가듯 전시장 벽면에 기다랗게 설치됐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중력과 리듬에 대한 새로운 생성지점을 표현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 속 중력을 거스르는 소리들은 제각각의 방향으로 튀어오른다. 무거운 음들은 오히려 가볍게 통통거리고 가벼운 음들은 반대로 무겁게 퉁퉁거린다.

작가는 “소리의 오르내림은 그들만의 색으로 파장을 만든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진공 상태의 몽롱한 세계, 엇과 정의 어긋남이 조화롭게 박자를 맞추는 놀라운 리듬의 세계에서 200bmp으로 두근거리는 내 심장 박동이 붓을 움직여 새로운 생성지점을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7시에는 관람객들이 작가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한편 윤세영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서울, 광주 등에서 12차례 개인전을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 기획전, 특별전에 참여했다. 2019년 독일 뮌헨 Villa Waldberta 국제 레지던시, 2018 광주시립미술관 국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했으며 주요 경력으로는 2018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작가 선정, 2018년 하정웅 청년작가상, 제22회 광주미술상 수상 등이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