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지만 원하는 조건 맞는 결정사 가볼까” [MZ세대 결혼 新풍속도]<2>만남도 맞춤형 시대 최근5년 간 광주·전남 결혼상담소 각각 36%·11% ↑ 20대 가입자 급증…“만남도 효율적으로” MZ 성향 반영 정은솔 기자

2024년 08월 19일(월) 18:48

사진=아이클릭아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임 등 외부 활동이 축소돼 만남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원하는 조건의 이성을 접할 수 있는 결혼상담소(결혼정보회사, 이하 결정사)를 찾는 청년들이 전보다 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의 결혼상담소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혼상담소는 결혼 의사가 있는 성인 남녀 중 주로 미혼자를 대상으로 만남 주선 등을 통해 결혼을 성사 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이다. 최근 혼인 건수가 급격하게 감소되는 것과 반대로 결혼상담소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9일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광주 지역 결혼상담소는 2020년 80곳, 2021년 88곳, 2022년 97곳, 2023년 101곳, 2024년 109곳으로 5년 새 36% 늘었다.

전남의 경우 2020년 46곳, 2021년 55곳으로 상승했다가 2022년 43곳으로 축소됐지만 2023년 48곳, 2024년 51곳으로 최근 5년 새 11%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었지만 만남을 원하는 수요는 끊이지 않으면서 결혼정보회사 이용이 전보다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30세대의 가입 증가세가 눈에 띈다.

광주 지역의 한 대형 결혼정보회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분기 20-30대 남성 신규 가입자는 전년대비 42%, 여성은 67%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상담 문의는 71% 증가했고 가입자 수는 43% 상승했다. 최근에는 20대 가입률도 높아지는 추세로 올해 1,2분기 가입자 수는 지난해 동 기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지역 내 한 소규모 결혼 정보 업체의 경우 최근 3년 간 전체 가입자 수가 약 30% 증가했으며 신규 가입자 연령대는 남성과 여성 모두 30대가 가장 많았다.

한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코로나팬데믹 이후 모임이나 소개팅이 줄어들면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하나의 루트로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청년층이 늘었다”며 “과거에는 결혼 적령기 이후에도 결혼을 하지 못하거나, 전문직 등 특별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만 이용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20대 가입자도 많아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혼 적령기 청년층의 다수를 차지하는 MZ세대들의 성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만남’에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청년층들이 검증된 이성을 연결해주는 결혼상담소를 통해 시간과 감정의 소비를 줄이고 결혼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선모(28·여)씨는 “당장 결혼할 상대를 찾기 위해 가입한 것 보다 원하는 조건을 가진 사람을 많이 만나보려는 이유가 컸다”며 “지인 소개나 소개팅 앱(APP)은 만족도도 낮고 상대방의 신원 검증이 어려워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결정사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에 상담 문의를 한 임모(31)씨는 “요즘에는 비혼은 물론 자녀를 원하지 않는 여성도 많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에 대해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상대를 만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결혼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결정사로 가는 것이 오랜 연애 기간 없이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대형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소규모 중개업체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의 한 소규모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신규 상담 문의자의 60% 이상이 20-30대 청년들”이라며 “비혼주의가 확산되고 결혼하지 않는 청년들이 늘어났지만 결혼을 원하는 청년들 중 상담소를 찾는 비율이 전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