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한 청년의 선택이 극단적이지 않기를 / 장초롱 |
| 2024년 08월 20일(화) 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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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부터 시작된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청년실업이 심각해지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지속적으로 취업의 문을 두드리면서 버티는 청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후 코로나19로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고독사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비중은 생활고다. 20-30대 청년 1인 가구는 2019년 기준 1인 가구의 34%. 대체적으로 월세, 전세와 같은 임차 가구 형태인데 각종 생활비와 주거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하루 8시간, 주 5일을 근무해도 생계유지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보증금, 학자금 같은 부채에 장기적인 미취업상태를 유지하게 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2022년 최초로 조사된 보건복지부의 고독사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2019년을 제외하고는 고독사 사망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30대 고독사 비율은 2017년 203명, 2018년 239명, 2019년 218명, 2020년 206명, 2021년 217명으로 꾸준히 200명대로 집계되고 있는데, 고독사 자살 사망자율이 20대가 56.6%를 차지하고 있다.
주된 원인으로는 정신건강의 악화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우울증 환자 통계만 보더라도 20대가 19만4천200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청년기에 경험하는 경제활동 참여나 사회적 관계 실패 경험과 같은 부정적 생애 사건들의 누적은 관계 단절 및 고립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고독사로 진행될 위험을 높인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2023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고립·은둔 청년은 약 54만명으로 추청되는데, 이는 청년 고립과 고독사가 앞으로도 지속될 사회적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혼자사는 1인 가구가 늘어나 최근 노인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고독사가 일어나고 있어 1인 가구의 외로움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으로 우리가 얼마 만큼 가까이하고, 힘들 때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연결해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게 더 나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고독사에 대한 인식을 시작한 일본의 경우 고독사 보험 등으로 인해 데이터화가 돼 있으며, 고독사 시 남녀 평균연령, 사인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수치화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반면, 고독사 현황 파악은 전무한 채 법률제정만 돼 있는 실정이다. 예방 법률을 보면 해당 지자체가 그 지역의 현황에 대해 조사를 하게 돼 있다. 다만 현황조사를 하지 않았을 때의 처벌 조항이나 의무로 해야한다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를 통해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면 누구나 당당한 권리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필자는 어디에서도 우리지역의 청년 고독사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현실 데이터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최근 북구에서는 7월부터 12월까지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 ‘생활행태 개선사업’의 하나로 외출 유도용 생활쿠폰을 고독사 위험군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집 밖으로 나와야만 쓸 수 있는 생활쿠폰’을 배부해 사회적 고립을 선택한 1인가구를 보살피는 특화 정책인데, 이는 생활지원을 통해 스스로 집 밖으로 나서게 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주고 있다.
저소득·고령층에 집중돼 있는 지금의 고독사 대책들. 과거의 고독사는 경제적 이유로 독거노인의 사망이나 무연고 사망이 대부분이였지만, 최근은 경제적인 이유와 함께 정신적인 이유도 동반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1인가구를 선택했지만, 이 선택이 고독한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자체와 국가의 현실적이고 따뜻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