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211)육십사괘해설:60. 수택절(水澤節) 中

“초구(不出戶庭 无咎), 구이(不出門庭 凶), 육삼(不節若 則嗟若 无咎)”

2024년 08월 22일(목) 18:33
절괘 초구의 효사는 ‘불출호정 무구’(不出戶庭 无咎)다. 즉, ‘집 밖으로 나아가지 않으니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초효는 양위에 양효로 그 위가 바른 자리에 있어 재주와 능력을 갖췄으며 더욱이 구사와 상응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절제의 상황이고 초구가 나아가는 것을 구이가 방해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때가 아니니 나아가지 말고 더욱 학업을 쌓고 인격을 도야(陶冶)하면 허물이 없다고 말한다.

상전에서는 ‘집 밖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통하면 나아가고 막히면 멈춰야 하는 이치를 알기 때문’이라고 해 ‘불출호정 지통색야’(不出戶庭 知通塞也)라고 말한다. 지금은 잡 밖으로 나가면 안되는 때다. 그래야 탈이 없다. 절괘는 절제, 절약을 상징한다. 초효는 아직 시기적으로 막혀서 소통이 안돼 파산할 수 있는 때이므로 움직임을 조심해야 한다. 절은 지나친 것을 억제하고 지나치게 나오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은 물론, 지나치게 멈추면 그 멈추는 것을 제어해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니, 이를 ‘절진퇴야’(節進退也)라 한다.

초효는 양위에 양효이나 괘의 첫시작으로 나아가는 힘이 약하니 멈추는 것이 절의 도에 마땅하다. 삼·사·오효는 간산으로 문이다. 초구가 이 문의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구이 일양(一陽)이 가로막고 있어서 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호정’(戶庭)은 문 앞의 마당이고 여기서부터 밖으로 나가지 않는 곳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나가야 할 때 나가고, 나가지 말아야 할 때 나가지 않는 것은 통하고 막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해서 상전에서 ‘지통색’(知通塞)이라고 말했다. 태(兌)는 막히는 것이고 감(坎)은 통하는 상이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초구를 얻으면, 매사에 자신의 분수를 알고 신중하게 판단해 멈추고 재력도 숨겨 밖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큰 실수는 없다. 운기·운세도 멈춰 무난한 때이므로 어떤 일의 진보도 신통치 않고 밖으로 발전하기 보다는 내부를 견고히 해야 한다. 바라는 바 등은 비밀 등이 새어나가 남들이 알게 되어 장애가 발생해 큰일은 어렵고, 작은 일도 하나하나씩 단계적으로 마무리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사업, 계획 등은 지금은 시기가 아닌 것을 깨닫고 멈춰야 한다.

본괘 태는 입이고 변괘 감은 훔친다고 해 계사상전에서, 공자께서 ‘문 밖 뜰에 나가지 않으면 허물이 없다. 어지러움이 생기는 것은 말이 시초(始初) 단계가 된다. 임금이 은밀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발설하면 신하를 잃으며, 신하가 은밀하지 못하면 자기 몸을 잃고 무슨 일이든지 은밀하지 못해 그 기밀을 누설하게 되면 해를 이루게 되니, 군자는 삼가 은밀하고 나아가지 않는다’고 해 ‘불출호정무구 자왈 난지소생야 즉언어이위계 군불밀즉실신 신불밀즉실신 기사불밀즉해성 시이군자신밀이불출야’(不出戶庭无咎 子曰, 亂之所生也 則言語以爲階 君不密則失臣 臣不密則失身 畿事不密則害成 是以君子愼密而不出也)라고 했다.

물가는 내려가 올라오기 힘들다. 거소, 이전은 어렵고 멈추면 무사하다. 혼인은 이뤄지지 않는다. 잉태는 순산이다. 변괘 감위수는 잉태, 임산에 흉은 아니나 운동부족과 과로로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병은 전염성 질병 등으로 늦으면 손대지 못하고 죽는다. 기다리는 일은 어렵고 가출인은 멀리 가지 않았으나 방임하면 위험하다. 분실물은 숨어 있거나 도둑맞아 찾기 힘들다. 날씨는 많은 비가 온다. ‘실점예’에서 절괘 초구를 얻으면, 절은 흐르는 물을 막아 가둬 관개용수로 이용하는 괘이고 너무 쌓아 놓으면 해가 되니 과부족(過不足)하지 않는 것을 절이라 한다.

지금 초효를 얻어 이제 제방에 물이 들어와 가둬 둘 때이므로 절약해야 하고 아직은 돈을 지출할 때가 아니니 사업을 시작해서는 안되며, 시운(時運)이 아직 오지 않았으므로 근신하고 분수를 지켜야 한다. 지금은 노력해도 성취되지 않는 때로 남이 부탁해 온 일도 사절하고, 나서면 오해를 받는다. 지금은 나아가지 말아야 한다.

‘모인의 운기 여하’에서 절괘 초구를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절은 흐르는 물을 막아 가둬 논밭에 이용한다는 괘다. 너무 물을 가두어 저장해 놓으면 해가 되니 과부족(過不足)하지 않는 것을 절이라고 한다. 지금 초효를 얻었다는 것은 제방을 쌓아 물을 가둬 채워야 하는 때로, 절약해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사업을 시작해서도 안되고, 시운(時運)이 아직 오지 않았으니 근신하고 분수를 지켜야 하며 노력해도 성취되지 않는다. 지금은 말로 인한 구설이 생길 때이니 남이 부탁하는 일은 일체 사절하고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움직이면 오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절괘 구이의 효사는 ‘불출문정 흉’(不出門庭 凶)이다. 즉,‘문 밖으로 나가지 않으니 흉하다’는 뜻이다.

이효는 음위에 양효가 중을 얻고 육삼과 친비하니 문밖의 세상으로 나아갈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상괘 구오의 응원(應援)이 없어 나아가기를 두려워하여 자칫 세상으로 나아갈 기회를 놓칠 수 있는데 이러하면 흉하다는 것이다. 구이는 문정(門庭)이라 했으니 초구의 호정(戶庭)보다는 출입 대문에 가까이 있는 정원으로 바깥 세상으로 나가기가 쉬운 위치에 있다.

상전에서는 ‘문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적절한 때를 놓쳤음’이라고 해 ‘불출문정 실시극야’(不出門庭 失時極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반드시 나가야 흉함을 막을 수 있고 좋은 일이 생긴다. 이 시기는 안주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결단을 내려서 밖으로 진출해야 한다. 초구에서는 호정(戶庭)이고 구이에서는 문정(門庭)이다. 초구에서는 구이가 양으로 문을 막아 놓아 호(戶)를 취했는데, 구이는 앞에 막는 문이 없어 밖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이다. 구이는 구오의 응위(應位)로 나아가서 응하여 어려움에 부딪혀야 한다. 이는 응효의 위치가 올바르지 않고 불응(不應)하기 때문이다. 절에 치우쳐 너무 멈추는 것만을 생각하면 흉을 초래한다. 즉, 나아가야 할 때 멈추는 것만을 고집하면 흉에 빠지고 때를 잃는 것이 극에 도달했다고 상전은 설명한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구이를 만나면, 초구와는 반대로 시운(時運)의 통색(通塞)을 모르고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흉을 초래한다. 따라야 할 때는 따르고, 나아가야 할 때는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막상 나아간다 해도 좀처럼 나아가기 힘든 상황이다. 변둔(變屯)으로 진퇴출처가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너무 조심을 많이 해서 실패하고 결단하지 못해 나아가는 시기를 놓쳐 버리며, 작은 사사(些些)로운 일 때문에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등, 그러한 일이 많은 때이다. 운기, 운세는 이미 때를 잃었으므로 무슨 일에도 실수하기 쉽다. 너무 주저하거나 너무 나서 나아가는 것은 흉하다. 사람들과 교제를 하지 않으면 지탄(指彈) 받는 일이 있고 잘못을 범하지 않았는데 의심 받는 일이 있다.

사업, 계획 등은 때를 놓쳤으므로 진행이 어렵고 타인의 의견을 듣거나 세상의 변화를 보는 안목이 없기 때문에 통달이 불가하며, 체면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여 점점 곤경에 빠진다. 지망 등 바라는 바는 너무 조심해서 시기를 놓쳤으므로 통달하기 어렵고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없어 곤경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상으로, 소망한 바가 있어도 적극 추진하려는 의지가 없어 불가하다. 교섭, 담판, 거래 등은 상대방에게 곤란한 사정이 있어서 응하지 못하고, 꾸물거리고 있는 사이에 때를 놓쳐 진행이 어렵다. 주소, 거소는 이전을 귀찮게 생각하여 나중에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다. 물가는 법규 등에 규제돼 멈췄으나 등세(騰勢)의 기미가 있다.

혼인은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의심이 있어 성사되지 않는다. 잉태는 산고(産苦)의 진통이 심해 수술로 안전을 얻어야 한다. 병은 치료를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거나, 부끄러워 하거나, 돈이 없거나 하여 올바른 진찰을 받지 못하는 상으로, 일시적인 요법만으로는 치료가 늦어져 치유가 어렵다.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기다리는 것은 여의치 않은 사정이 생겨 올 수 없고 또한 올 기회를 놓쳤다. 가출인은 밖으로 나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모르는 지역으로 대책없이 나가 곤란에 빠져 있거나, 유혹을 받아 갇혀 감금(監禁)의 신세가 됐다. 분실물은 밖으로 나가지 않았으나 오물 속 등에 빠져 있어 찾기 힘들다. 날씨는 흐린 상태로 천둥 번개 치면서 개이거나 비가 온다. ‘실점예’에서 구이를 만나면, 절괘는 감위수괘가 변해 절괘가 된 것이기 때문에 제방을 놓아 유수(流水)를 막은 것이다. 구이에서는 나아가지 않으면 흉하다. 구이는 중(中)을 얻은 효로서 말을 해야 하고 반드시 나아가야 흉함을 막을 수 있으며 좋은 일이 있다. 절의 구이와 구오의 때는 중정으로 만사 적절해 과불급(過不及)이 아니기 때문이다.

절괘 육삼의 효사는 ‘불절약 즉차약 무구’(不節若 則嗟若 无咎)’이다. 즉,‘절제하지 못하여 스스로 탄식하고 후회하나 탓할 것은 없다’는 뜻이다.

삼효는 위태로운 위치에서 양위에 음효로 유순하고 부중부정해 절도를 지켜야 할 때 절도를 지키지 못해 후회 탄식하니 허물은 면할 수 있다.

상전에서는 ‘절제하지 못하여 스스로 탄식하고 후회하니 또 누구를 책망하리오’라고 해 ‘불절지차 우수구야’(不節之嗟 又誰咎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절약하지 못해 갑자기 돈이 없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시기다. 그 전의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해서 일어난 결과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육삼은 위치가 올바르지 않는 태(兌)의 주효로서, 오로지 기쁨에 빠져서 절을 하지 못해 스스로 슬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절의 때에 절제하지 못해 초래한 비탄(悲嘆)으로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절약’(節若)은 절하는 일, ‘차약’(嗟若)은 슬퍼하는 것으로 약(若)은 덧붙인 글자에 불과하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육삼을 만나면, 기쁨을 탐닉하면 아무 것도 되지 않고 막판에 비탄에 빠진다는 흉점이다. 태는 색정, 색욕의 부절제에서 파멸을 부를 위험이 농후하다.

태(兌)의 기쁨(悅樂)과 게으름(怠惰)이 변하여 건(乾)으로 애써 힘써야(勉勵)할 것이나, 그렇지 못하고 변괘가 수천수(水天需)로 급진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리한 일을 시작하지 말고 먼저 지금까지의 태만과 욕정을 금하는 것이 선결문제이다. 운기, 운세나 바라는 바 등은 정도(正道)를 지나치면 화를 당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사업, 계획 등은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한 일을 탐해 괴로워하고 건강을 해치며 망동하여 후회를 초래한다. 교섭, 담판, 거래 등은 혼자 마음대로 생각해 예상이 빗나가 실패한다. 주소, 거소는 습지(濕地)에 있어 좋지 않지만 이전은 당장 곤란하다. 오효의 때(甘節吉)를 기다려야 한다. 물건의 가격은 고가(高價)로 오른다. 혼인의 상대는 경계심 없는 음탕한 여성으로 쓸데없는 자에게 정조를 바쳐 버리는 창부형(娼婦形)이다. 기다리는 것은 이뤄지지 않고 작은 기쁨에 불과하다.

가출인은 색정문제로 나갔고 나간 곳에서 좋지 않는 일을 당한다. 분실물은 부주의나 건망증으로 잃었고, 남을 의심하여 분란을 초래하며 쉽게 판명되지 않는다. 날씨는 비가 올 듯 흐리다. 점사에서 육삼을 얻으면, 절제하지 못해 화(禍)를 초래하고, 육삼은 컵에 물이 없는 상으로 돈이 말랐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시기로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모 사장이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경영 방침 여하’를 물어 입서해 절괘 육삼을 얻고 다음과 점고했다. ‘절괘는 절제해야 하는 괘로서 삼효를 얻었으니 지금은 컵에 물이 없는 상이 되어 돈이 말랐다는 것이다. 회사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육사의 시기가 되면 어느 정도 회복되어 가니 금년은 절약, 절제하여 잘 버텨내야 한다. 육삼의 효사에 절제하지 못해 한탄(不節若 則嗟若)한다고 했으니 그 원인을 잘 살펴 대처해야 한다. 절제하지 못한 원인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불가피하게 오는 수도 있고, 스스로 사치와 낭비를 자초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인 도시계획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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