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퇴직 공무원 청탁대가 알선수재 ‘무죄’ 법원 “직접 증거 없어…결백하다는 뜻은 아냐” 안재영 기자

2024년 08월 22일(목) 20:16

내부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인정받은 퇴직 공무원이 또 다른 비위와 관련해 다시 법정에 섰지만 이번에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구 퇴직 공무원 A(66)씨와 공범 B(64)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 등은 광주 서구 쌍촌동 지역주택사업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주거환경개선지구 해제 등을 친분이 있던 광주시와 서구청 공무원들에게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 대가로 시세 약 70억원의 땅을 조합 측에 90억원에 팔아 2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조합 측에 인허가 공무원 청탁·알선 명목 경비를, B씨가 시세 차익 20억원을 거둘 수 있도록 도운 대가를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직접 7억8천만원을 땅 구매 자금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알선수재 범죄를 저질렀다는 직접 증거가 없고, 정황으로 미뤄 판단해도 알선을 대가로 토지를 비싸게 매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무죄를 선고했지만, 피고인들이 결백하다는 취지는 아니다”며 “(증거 부족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를 잘 새겨보라”고 피의자들에게 당부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