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 촌캉스’로 부상한 ‘강진 푸소’ / 김선기 |
| 2024년 08월 25일(일) 1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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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행의 개념은 유명 관광지나 단체관광으로 계획됐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개인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그저 장소를 넘어 사람과의 연결,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자연에서의 고요한 시간은 자신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고, 그런 경험이 여행을 선택하는 데 있어 더 큰 가치가 된 것이다. 또한 여행 중 대자연 속에서의 체험형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다.
따라서 여행의 트렌드도 각종 디지털 플랫폼의 발달과 함께 더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행지를 선택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는 새로운 지역과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여행의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치고 나간 지자체가 있다. 바로 강진군이다. 2015년 당시 강진원 군수가 지역의 풍부한 관광 자원이 농가의 소득으로 환원되는 시스템을 고민하던 끝에 농촌 체류 관광형 프로그램 ‘푸소’를 생각해낸 것이다. 그러니까 이미 10년 전 일이다.
강진 푸소(FU-SO)는 ‘Feeling-Up, Stress-Off’의 약자로, 감성은 높이고 스트레스는 해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푸소’를 전라도 방언학적 관점에서 보면 ‘덜어내다’나 ‘내려놓다’ 등의 중의적 언표로 통용된다.
그 후, ‘강진 푸소’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 왔다. 6급을 팀장으로 한 전담 조직을 갖추고 학생과 일반인 푸소를 넘어 공무원 청렴 푸소, 강진에서 1주일 살기, 1박2일 시티 투어, 반값 강진 관광 등 새로운 패키지를 속속 내놓았다. 변화하는 여행의 트랜드를 유연하고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다.
강진군은 푸소를 통해 지난 7월 초 기준, 참가자 6만3천436명에 58억3천884만 원의 농가소득을 창출하는 등 체류형 농촌관광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강진군의 시그니처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결과는 대박이었고, 국가대표 촌캉스로까지 부상했다. 이달 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경남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2024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강진 푸소’가 당당히 우수상을 받아냈다. 전국 148개 지자체가 353건의 사례를 응모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대회였으니, 크게 축하받을 일이다.
잘 알다시피 강진군은 인구 4만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도시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보여준 그들의 혁신적인 몸부림은 어느 지자체보다 훨씬 뜨겁고 강하다. 그 가상한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사실, 여행의 철학적 의미는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의미와 깊이를 더해주고, 소중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성장시키고, 삶의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만큼, 여행 트렌드의 변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강진 푸소’의 가치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역사와 문화와 예술, 그리고 남도의 정과 맛을 아우른 ‘강진 푸소’는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K-촌캉스’로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번 잘 가꿔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