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운의 캔버스산책]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인연 |
 | | ‘순수형태-생동(生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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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같이 한 노래가 있다. 하늘과 구름 주제 삼아 절규 깃든 시어로 자연을 노래한 김민기의 자작곡 들이다. 산문을 쓰다 보면 악상이 떠오른다는 김민기는 아주 순수하게 자기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은 걸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인연이 있고 사람과 사물 사이에도 인연이 있다. 꼭 길고 긴 인연만 소중한 것은 아니다. 잠시 스친 인연이지만 평생 기억이 나는 사람도 있다. “아 자유의 바람… 하늘 위로 구름 따라 무목 여행하는 그대여…”, ‘바람과 나’를 들으니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인연이 되살아난다.
김민기는 51년에 태어났고 나는 63년생이다. 12년의 차이가 나니 선생님일 수도 있지만 주변 선배들이 민기형, 민기 선배라 부르니 뵌 적이 없지만 나도 모르게 친근한 형님 아니면 선배라 호칭하게 되었다. 그분을 직접 뵈었던 건 99년 쌈지 오픈 스튜디오에서다. 당시 쌈지 스페이스 대표였던 천호균은 전시를 관람하면서 눈에 들어온 작가가 있어 레지던시에 추천하고 싶었다. 근데 현대미술을 잘 모르고 작가 선정이나 운영에 대해 일체 관여를 안 하기로 했던 터라 추천할지 말지를 고민하다가 계속 그림이 눈에 밟혀 김민기에게 물어본 것이다. 이 두 분의 보증과 추천 덕에 나는 쌈지 스페이스에 들어가 다양한 현대미술을 체험할 수 있었다.
오픈스튜디오 행사 때 김민기 선배께 좋은 작업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던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다. 25년이 지난 지금, 나로선 영향을 받은 세대로 산 것도 고마운 일인데 ‘그림 보증’의 은혜까지 입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지방에서 대학을 나와 시골을 전전하며 그림 그리고 있던 나에게 누군가 날 믿고 인정해 준다는 것은 살아가는 동안 유·무형의 큰 힘이다.
아픔 같은 것이 저며 올 땐 “계산적으로 살지 말고 느끼는 대로 살아라.”라는 말씀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선배님! <대인동에서 화가 강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