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손배소 일부 승소 ‘사도광산’ 옛 미쓰비시 광업 상대…9명 중 3명은 기각 안재영 기자

2024년 08월 27일(화) 20:22

일제강점기 시절 미쓰비시 광업의 탄광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들의 유족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1부(유상호 부장판사)는 27일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9명이 미쓰비시 마테리아루(옛 미쓰비시 광업)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6명에 대해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나머지 3명의 청구는 기각 결정했다.

재판부는 승소한 원고 6명 중 4명에게는 1억원씩을, 나머지 원고 2명은 상속 분에 해당하는 1천666만여원과 7천647만여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승소 판결을 받은 피해자인 고(故) 이상업씨는 15세였던 1943년 영장을 받고 일본으로 끌려갔다.

미쓰비시 광업이 운영하는 일본 후쿠오카현 가미야마다(上山田) 탄광에 끌려간 이씨는 석탄을 캐고 탄차를 미는 중노동에 심폐증 환자가 됐다.

1945년 해방 후 귀향한 이씨는 88세에 강제 동원의 기억을 담아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라는 제목의 회고록으로 남겼고 2017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번 소송에는 가미야마다 탄광 외에도 아케노베·오사리자와에서 강제 노역을 했던 피해자들도 함께했다.

피고인 옛 미쓰비시 광업은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급성장한 기업으로, 조선인 약 10만명을 강제 동원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내 27개 작업장 중 나가사키 군함도(하시마 탄광)는 2015년 유네스코 산업 유산에 등재됐고 니가타현 사도광산도 올해 7월 유네스코 산업유산에 이름을 올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단체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한편 이날 선고가 난 것을 제외하면 현재 광주지법에서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 14건이 진행 중이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