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이어 간호사까지”…조선대병원 보건의료노조 파업 ‘임금 인상 소급’ 이견…400여명 출정식 속 병원측 “자율교섭 집중” 주성학 기자 |
| 2024년 08월 29일(목) 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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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은 비상진료체계 운영으로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당한 보상’ 위해 무기한 투쟁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조선대병원지부(이하 조선대병원 노조)는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전체 노조원 1천200여명 중 병동 간호사를 중심으로 400여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병원 측은 경영위기를 핑계로 강제연차 산입, 대체인력 미채용 등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채 ‘소급 적용’을 포기하라고 강박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대병원 노사는 전날 임단협 2차 조정 회의를 했지만, 임금 인상 소급 적용 여부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전공의 집단사직 후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임금 2.5% 인상과 소급 적용, 대체 간호사(플로팅 간호사) 제도 도입 등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임금 인상을 9월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해 협상이 결렬됐다.
다만 앞으로도 노사 간 자율 교섭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조선대병원 노조는 전날 오후 병원 본관 로비에서 파업 전야제를 열고 지부장이 삭발을 감행하며 노조원들의 규합과 투쟁을 호소했다.
조선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호남권역재활병원지부도 전날 오후 사측과 줄다리기 교섭을 벌였지만, 조정안을 마련하지 못해 오는 9월3일 파업 전야제를 열고 쟁의에 돌입한다.
두 병원 지부와 함께 파업을 예고했던 전남 동부권 대표 2차 의료기관인 순천 성가롤로병원 노조는 사측과 합의안을 마련, 파업을 철회했다. 전 조합원 1천여명으로 구성된 성가롤로병원지부는 임금을 2.5% 인상하기로 했다.
지역 대표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 보건의료노조도 병원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치료 못 받으면 어쩌나” 걱정
조선대병원은 비상 진료체계를 가동했다.
필수인력 400명에 비노조원(교수 포함) 800여명, 파업 비참여 노조원 등을 투입해 병원을 정상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병원 곳곳에는 ‘노사 간 원만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편을 드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으며, 각 진료과는 휴진 없이 정상 진료를 이어갔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가 이미 6개월 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 공백 심화와 지역 의료 위기 가중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조선대병원 외래 등을 찾은 이들과 입원 환자 등은 간호사들의 파업을 걱정스러운 얼굴로 지켜봤다.
외과 진료를 받으러 온 박모(70대)씨는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로비에 많은 이들이 모여 있어 놀랐다”며 “사정에는 공감하지만, 진료를 받는 데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입원 중인 이모(60대)씨는 “정해진 시간에 간호사들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사 처방에 따른 처치도 하는데, 파업으로 인해 진료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환자 없는 병원은 없다. 이래저래 환자들만 고생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대해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정상 진료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파업 장기화 시 진료 축소·환자 전원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향후 자율교섭에 집중해 협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