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 / 김병도 |
| 2024년 09월 01일(일)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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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삶은 이론이 아닌 일상에 있다. 상황에 맞는 정치 제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제정된 제6공화국이 현재 진행 중이다. 당시 국민적 요구는 대통령 직선제, 지방자치 실현이었다. 이후 37년이 지났다. 정치·경제·사회적 변화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헌법 개정이 강력히 필요하다.
개헌의 필요성은 다양하다. 먼저, 대통령 중심제다.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돼 있다. 이런 구조는 정치적 불안정과 권력 남용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거나, 대통령제를 내각제로 전환하는 등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대통령 중임제 도입 논의도 필요하다. 현재 5년 단임제는 장기적인 정책 추진이 어렵고, 임기 후반부에는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4년 중임제 도입을 통해 정책의 연속성과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민 기본권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국민 개개인의 다양한 권리를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해 환경권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국가의 환경 보호 의무를 강화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세 번째는 선거 제도다. 선거 제도와 정치 구조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선거 제도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해 국민의 의사를 더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제를 강화하거나, 더 폭넓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소수정당이나 다양한 정치적 견해가 국회에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 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평화 통일 정책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법적 기초를 강화해 남북한 간의 협력과 교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평화적 통일 방안에 더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남북 관계의 변화를 반영해 보다 구체적인 평화와 통일 정책을 헌법에 포함시켜야 한다.
다섯 째는 시대적 요구다. 기존 헌법이 반영하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와 시대적 요구를 신속히 충분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성평등, 소수자 권리, 젠더 문제, 가족의 다양성 등의 가치가 헌법에보다 명확히 규정될 필요가 있다.
여섯 째는 자치분권이다. 현행 헌법은 지방자치에 대한 기본 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 지방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에 맞는 정책을 더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취임 일성으로 개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에서는 논의가 전무하다. 현 대한민국 국회 행태를 보면 법률 제·개정에 의한 자치분권 구현은 불가능에 가깝다. 혹 정부와 여야는 현행 헌법이 더 낫다고 여기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실질적 자치분권을 위해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개헌에 착수하길 바란다.
헌법에 지방분권국가를 명시하고, 지방정부로 명칭과 기능을 전환하고, 주민자치권 신설, 과세자주권 강화 등을 담은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국가적 재앙으로 불리는 지역 인구감소, 수도권 인구 집중화 현상은 헌법 개정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과거의 문법으로 미래의 문을 열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조속히 지방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