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겨냥 딥페이크 범죄 국가적 대응 강화해야

2024년 09월 02일(월) 19:21

한국이 딥페이크 음란물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는 미국의 사이버보안 업체의 한 보고서가 국민적 충격을 안기고 있다. 여성의 얼굴을 합성·유포하는 성범죄다. 당국이 집중 단속에 나선 비상 사태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국회의원(광주 북갑)은 딥페이크 합성물의 제작·반포를 사이버폭력으로 추가하고 국가가 영상 삭제를 지원하도록 하며 그 비용을 가해자 측이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학교폭력예방 개정안은 형사처벌 외에도 딥페이크 근절을 위한 조사·연구·교육·계도 등의 근거를 구체화한 것이 골자이며, 교원지위 보호 특별법은 교원에 대한 영상물이 유포될 경우 관할 교육청 등이 삭제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포함시켰다.

정부는 딥페이크 등 허위 영상물 소지·구입·시청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제작·유통에 대한 처벌 기준을 상향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등 국회와 협력하기로 했다. 검찰·경찰은 인력과 조직을 강화해 성범죄에 대응하고, 위장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탐지 기술의 조속한 추가 상용화에 착수했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10대 청소년과 학교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광주 서을)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사가 진행된 사건의 피해자 10명 중 6명이 미성년자로 나타났다. 하지만 발생건수 대비 검거율은 50%대로 저조한 수준이다. 중대범죄다. 정신적·사회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주는 성착취다. 강도 높은 수사와 강력한 처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법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온라인상에서 딥페이크 영상물이 쉽게 제작·유통·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피해자들이 쉽게 신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허위 영상 삭제와 상담·법률·의료 지원 등도 강화해야 한다.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 변화에 부합하는 윤리교육 의무화도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 문제의 진앙’이라는 낯뜨거운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