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다양…규칙적 활동 건강한 식단이 예방 도움” ●치매 경미한 기억력 저하로 시작 말기엔 신체적 합병증 동반 음주·흡연 등 발생 위험 높여 조기진단·적절한 치료 중요 법·재정적 지원 시스템 절실 정리=기수희 기자

2024년 09월 03일(화) 19:51

김주완 전남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치매는 다양한 질병들이 뇌에 영향을 끼쳐 발생하는 증상들의 집합체로, 개인의 건강을 넘어 가족과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는 중대한 질환이다. 김주완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통해 치매의 증상과 치료법,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단계별 증상 달라…말기엔 합병증도

치매는 크게 세 단계 즉 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건망증과 같은 경미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며 이는 최근의 사건을 기억하기 어렵거나 익숙한 단어 또는 이름을 잊어버리는 증상으로 표현된다. 이 단계의 증상들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지만, 환자와 가까운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중기 단계로 진행하면 증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환자는 언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되며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말기 단계에서는 환자의 인지기능이 현저히 저하되며 정신행동 증상, 신경학적 증상 및 기타 신체적 합병증이 동반된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일상적인 활동을 스스로 수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지며 기본적인 신체 기능도 크게 어려워진다. 따라서 말기 단계에서는 전문적인 돌봄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그 중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알츠하이머병 외에도 혈관성 치매, 레비소체 치매, 전측두엽 치매 등 여러 뇌 질환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이들 질환은 뇌의 신경 세포들을 손상시켜 기억, 사고, 언어 능력 등 인지 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특정 생활 습관과 환경적 요인들도 치매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과도한 음주는 치매 발생 위험을 2.6배, 흡연은 위험을 1.6배 각각 높일 수 있다. 뇌 손상은 치매 위험을 2.1배로, 운동 부족은 위험을 1.8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비만, 고혈압, 우울증, 고지혈증을 가진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각각 1,6배, 1.6배, 1.7배, 1.6배 더 높아진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건강한 식단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주 3회 이상의 걷기 운동은 인지장애나 치매 위험을 1/3로 줄일 수 있으며, 매일 3㎞ 이상 걸을 경우에도 같은 효과가 있다. 주 1시간 반 이상 걷는 것은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며, 주 12㎞ 이상 걷는 사람은 1㎞ 걷는 사람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1/3로 줄일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문제 해결과 같은 활동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것도 인지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요인들이 치매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며, 생활 습관 개선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식 향상·조기진단·관리 필요

치매는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증상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치매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단일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충분하지 않으며, 다양한 검사를 통해 의사가 임상적으로 진단한다.

진단 과정에는 자세한 면담, 신경인지검사, 혈액 검사, 뇌영상 촬영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검사들은 치매의 원인을 밝혀내고 적절한 치료 및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조기 진단과 치료는 치매 환자의 요양시설 입소율을 5년 후까지 55%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돼 있다. 이는 돌봄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주로 증상의 완화와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생활 습관의 변화와 환자 및 간병인에 대한 지원도 치매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주간병인의 건강과 복지는 치매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치매의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는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치매에 대한 인식 향상과 적극적인 조기 진단 및 관리가 필요하다.

◇치매환자·가족 위한 지원 적극 활용

치매는 10년 이상의 장기간 돌봄이 필요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질환이다. 이로 인해 치매 진행에 따른 법적 및 재정적 계획의 중요성이 커진다.

대리인 지정과 장기 요양 옵션에 대한 고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가족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치매가 말기에 이르렀을 때는 완화 치료와 말기 치료 계획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환자의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고 환자의 존엄을 보호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또한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커뮤니티 자원과 지원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원은 정보 제공, 정서적 지원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치매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치매는 개인과 가족에게 많은 도전을 안겨준다. 하지만 적절한 지원과 이해를 통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치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 그리고 효과적인 지원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