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이 ‘반란’이라는 검정 교과서 철회돼야

2024년 09월 04일(수) 20:14

더불어민주당 김문수(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에 따르면 검정을 통과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9종 중 5종이 여순사건을 기술하면서 반란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2022년 시행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실체적 진실 규명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로 매우 유감이다. 윤석열 정부는 검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지역민도 분노하고 있다. 차마 언급하는 것 조차 불쾌한 것이다. A출판사는 ‘반군’과 ‘반란 폭도’ 단어를, B출판사는 ‘반란 세력’, ‘반군’, ‘반란 가담자’, ‘반란 가담 혐의자’라고 표기했다. C출판사는 ‘반란군’과 ‘반란 세력’ 용어와 함께 사진 설명에는 ‘반란 행위 가담자들’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D출판사는 ‘반군’, E출판사는 ‘반란군’과 ‘반란 가담자’라고 지칭했다.

특별법에서도 여수에서 주둔하던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국가의 ‘제주 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으로, 1948년 10월19일부터 1955년 4월1일까지 여수·순천 지역을 비롯해 전남, 전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혼란과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당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과 정면 배치된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하겠다. 역사를 왜곡하고 이념 대결을 부추기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을 대표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 19명이 함께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순사건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10월5일 마감되는 조사 기한 연장의 필요성이 더 커졌지만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우려를 낳는다.

근현대사의 큰 비극이다. 국가 폭력의 끔찍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역사적 과업 수행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특별법에도 없는 ‘반란’이란 단어가 교과서에 버젓이 실렸다. 당장에 해당 교과서의 검정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