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 치매 예방 이야기-Ⅱ / 김영식

2024년 09월 09일(월) 18:17

김영식 남부대 교수·웃음 명상전문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而待天命)이라는 말은 ‘사람이 할 일을 다 하고 천명을 기다린다’라는 말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국지 이야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적벽대전에서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에게 대패한 조조는 겨우 1천 명의 군사를 이끌고 패주했다. 제갈량은 조조가 퇴각하는 요소요소에 군사들을 매복시켰는데, 그중 화용도(華容道)에 매복했던 관우는 과거에 조조에게 입은 은혜가 있어 차마 조조를 죽이지 못하고 길을 내줘 달아나게 했다. 제갈량이 관우를 참수하려고 했으나, 유비의 간청에 못 이겨 관우를 살려 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천문을 보니 조조는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날 조조에게 은혜를 입었던 관우에게 그 은혜를 갚으라고 화용도로 보냈던 것입니다. 저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쓰고 하늘의 명을 기다렸던 것입니다(盡人事而待天命)”라고 말했다.

앞 전 시론에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즉 뇌혈관의 건강 지키기, 과음 과식 피하기, 활발한 활동하기, 기쁘고 즐겁게 살기 등으로 치매를 예방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치매는 30%는 뇌혈관계 질환이고, 60%는 알츠하이머로 인한 질환이기 때문에 뇌 속의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것을 예방하고 검사만 잘해도 건강한 노년의 삶을 살 수 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은 인간관계 즉 긍정적인 사람들과 어울리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분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면 ‘진인사대천명’으로 치매 예방 수칙들을 쉽게 정리해 보자.

첫째, 진(盡)은 진땀 나게 운동해서 뇌세포를 활성화 시키고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자.

둘째, 인(人)은 인정사정없이 담배를 끊어라. 흡연은 신경세포퇴화, 인지기능 손상의 주범이다.

셋째, 사(事)는 사회활동과 긍정적인 사고다. 항상 뇌를 즐겁게 하고 뇌 손상에 저항력을 높이자.

넷째, 대(待)는 대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자. 독서, 외우기, 퍼즐 맞추기 등을 통해 뇌세포를 단련하자.

다섯째, 천(天)은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말라. 다량의 알코올은 뇌를 손상 시킨다. 기분 좋을 정도로만 절제하는 습관을 들이자.

여섯째, 명(命)은 명을 연장시키는 식사를 하자. 고른 영양 섭취와 과음과 과식을 피해서 뇌를 피로하게 만들지 말자.

젊었을 때 명인 명창님들의 국악 공연을 보면서 80세가 넘으신 명창께서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판소리를 하시면서 사설 한 군데 틀림이 없이 멋지게 무대를 소화해 내시는 모습을 보면서 의아해했다. 하지만 그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 중에 매일 소리를 연습하며 무대에 오래 서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고기도 자주 섭취해 뱃심을 기르고, 제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갖는다는 말씀이 되새겨진다. 그런 삶이 바로 ‘진인사 대천명’의 치매 예방이 되는 것이다. 치매는 장, 구강, 뇌 건강이 핵심이라고 한다. 젊은 나이에 변비나 설사를 달고 살고, 60세도 되기 전에 구강건강이 무너지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과음, 흡연, 운동 부족 등이 주원인이고, 그들의 노년 생활이 치매와 가까워지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20대 초반의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유형이 다르다고 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정서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몫이고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마약, 알코올이 난무한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를 보면 20-30년 후의 대한민국이 현재 미국의 마약 천국인 필라델피아의 모습이 안되리라고 그 누가 보장 할 수 있을까? 학교 현장에서 ‘웃음 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이 ‘자신의 몸과 마음 관리를 잘하고 하늘의 명에 따라 떠나는 것’을 깨닫는 이 한 가지 공부가 그 어떤 공부보다 중요할 것이다. 건강 100세 시대를 넘어서 치매 없이 아름답고 건강하게 사는 삶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