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 행복지수와 자살예방의 연관성 / 김철호 |
| 2024년 09월 10일(화)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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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 출신이자 가수 활동으로도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양동근이 지난 2010년 군 생활 중 만든 ‘어깨’라는 곡의 가사다. 양동근은 당시 국방부 주최 자살 방지 캠페인 참여를 위해 정신과 의사와 교수를 찾아갈 정도로 열정을 쏟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JTBC 비긴어게인’에서 진솔한 가사와 양동근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이 돋보이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공감을 줬다.
9월10일은 지난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제정한 ‘자살 예방의 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동과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2022년 통계청 자료 기준 대한민국 아동·청소년(만 9-24세)의 자살률은 11.1명으로 OECD 평균 5.9명의 약 2배에 달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2023년 8월 전국 아동·청소년 2천231명을 대상으로 조사·연구해 발간한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충동적 자살 생각 경험이 있는 아동의 수치’는 2021년 4.4%, 2022년 7.7%, 2023년 10.2%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살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늦게 수면하고, 야외 활동보다는 ‘집에만 있음’을 선호하며, 저녁 식사는 혼자서 외롭게 해결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4.7-4.9%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밤 10시 이후 수면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 학업성적이나 시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높으며, 지지 체계가 부족해 고민이 있더라도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그 결과 사소한 고민에 대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자연스레 가족 관계도 더 좋지 않고, 온라인 관계에 더욱 몰입하는 특성으로 이어진다.
연령대별 자살의 주요 원인은 10-20대는 정신적 어려움, 30-50대는 경제적 어려움, 60대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으로 구분된다.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하며 학업 스트레스, 가정 내 불화, 친구와의 갈등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결국 답은 ‘건강한 가족’에게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필자는 두 자녀의 부모,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으로서 사회의 가장 작은 조직이자 뿌리인 가족의 중요성을 늘 강조한다.
자살에 대해 생각해 봤고, 경험해 보았던 아이들을 위해 가정에서, 특히 부모가 노력해야 하는 점을 앞서 소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해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의 균형적 수면시간 확보를 위해서는 수면시간을 줄이고 학습을 강요하지 않는 것, 일정한 시간 이후로 온 가족이 전자기기의 사용을 멈추는 것, 잠자기에 적합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학업성취도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교육 선진국 핀란드의 수면일기도 참고할 수 있다. 수면일기는 매일 수면의 질과 수면시간, 양질의 수면을 위한 개선사항을 점검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아동이 최상의 신체적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모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아동이 혼자 밥을 먹지 않도록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모일 수 있는 특정 요일을 정해 일주일에 한두 번은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아침식사 시간을 지정, 긍정적 가족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셋째, 아동의 실외활동 장려를 위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유를 줘야 한다. 아동기에 경험하고 탐색하는 모든 행위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며, 이를 위해서는 보호자가 아동 스스로 즐기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여유도 필요하다.
출생률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태어나는 사람보다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 인구절벽 시대에 사는 우리는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자살 예방을 위해 가정에서부터 사소한 것부터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