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광주 민생토론회 실망스럽다 / 김미남 |
| 2024년 09월 11일(수) 19:16 |
|
광주시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유독 광주만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압축해본다. 첫 번째는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지역의 어려운 현안을 목도하고도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대통령실과 중앙 정부의 잘못이 무엇보다 크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는 광주시도 문제가 있다. 강기정 시장이 지난 3월14일 전남과 공동으로 개최 예정이었던 대통령 민생토론회를 사실상 거부하는 발언을 하면서 전남 단독으로 시행됐다. 그동안 민생토론회를 치르면서 두 광역단체를 한 곳에 모아 공동개최한 사실이 없을뿐더러 강원도의 사례까지 들어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강 시장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는다. 다만 지방정부가 대통령실과 중앙정부에 대립각을 세워서 이득 될 게 무엇인지 아쉬움은 남는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이번 광주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과 정부는 광주시가 건의한 여러 현안에 대해 깊은 관심과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언론과 지역사회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단순히 “지원하겠다” “검토하겠다”라는 식의 발언으로 ‘맹탕 토론회’, ‘말뿐인 토론회’란 우려와 뒷말까지 나온다.
반면 타 시·도 민생토론회는 광주와 비교해 볼 때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난 2월 11번째로 열린 부산 민생토론회에서는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을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가덕도 신공항, 경부선 지하화 등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던 각종 현안 해결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렇듯 광주에서 “지원하겠다”, “검토하겠다”라는 발언과는 달리 무게감 뿐만 아니라 받아들여지는 어감에도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이번 민생토론회에 대해 지역 언론과 일각에서 많은 우려를 한다.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 공항 이전을 겨우 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나서야 답변이 나왔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역 신문 보도에 따르면 실제 토론회 중 윤 대통령은 광주 복합 쇼핑몰 사업과 관련한 교통 문제에 대해, BRT에 대한 언급만 했을 뿐 ‘도시철도 건립’에 대해선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강 시장이 복합 쇼핑몰 사업과 관련해 지하철 문제를 거론할 땐 “처음 듣는 이야기다”라며 의아해했다고 한다.
지역 현안들에 대해 광주시와 정부가 서로 사전 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들이 드러난 것이다.
광주시의 억울한 부분도 읽힌다. 대표적으로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가 그렇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의 소임을 마쳤던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견이다. 민생토론회는 대통령 주재 행사로 극도의 철통 보안 속에 추진돼 세부적인 내용은 알 수는 없지만, 광주시가 정부와 사전 조율 과정에서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누락하거나 방기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오히려 민감한 중대 사안임을 감안하면 대통령실 또는 정부 측에서 제외했을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대통령의 평소 말과 생각처럼 지역과 지방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다.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방 소멸이라는 작금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일극 구조를 깨고 지방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동안 우여곡절과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주는 대통령 민생토론회 개최를 위해 최대한 노력과 정성을 다했다. 민생토론회에서 보여줬던 광주시민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성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