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만의 문화 확장성·다양성…거시적 정책으로 다뤄져야” 본보 특별 기획 ‘빛고을 아트씬…’ <完> 최명진 기자 |
| 2024년 09월 11일(수) 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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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서는 총 9차례에 걸쳐 진행된 기획기사에 대한 참석자 총평을 비롯해 최근 개막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등 지역 미술행사 관련 동향, 광주 미술계의 현주소 및 과제를 짚어봤다. 다양한 매체와 개념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일궈나가고 있는 작가들과 함께 이날 집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 /편집자 주
▲최명진 광주매일신문 기자=바쁜 가운데 귀한 시간을 내 참석해주신 작가님들에게 감사드린다. 올해 총 9차례에 걸쳐 국내외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9명의 작가를 만나 작품세계와 지역 문화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 집담회는 그간의 제언을 정리하는 동시에 보다 발전적인 지역 미술계의 향후 방향성 모색을 위한 자리다.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말씀해 달라.
▲고차분 작가=기획 시리즈를 통해 여러 작가님들이 지역 미술계에 필요한 좋은 내용을 많이 언급해주셨다. 이에 대한 내용이 탁상공론 되지 않으려면 정책 결정기관 등 미술계 내 다양한 분야에 마찬가지로 전달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얼마 전 키아프와 프리즈를 다녀왔는데, 몇 년 새 미술계 사람들뿐 아니라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걸 체감했다.
지역의 경우 조건이 다른 건 당연하지만 갤러리를 통한 건강한 미술시장 생태계 조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개막한 광주비엔날레 또한 상업미술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야 한다. 특히 비엔날레 방향성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세워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없기를 바란다.
▲박인선 작가=개인적으로 이번 시리즈가 지금까지의 작업을 돌아보고 앞으로 보다 밀도 있는 작품활동을 펼쳐나가기 위한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또한 다른 작가들의 근황이나 작품에 대한 생각 내지는 방향성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획이었다.
작품에 대한 비평과는 또 다른 지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최근에는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인데, 이에 대한 다른 작가님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이세현 작가=비엔날레 등 지역 내에서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는 경우 해외교류 기회도 그만큼 늘어난다.
광주비엔날레가 국제전시로서의 지향성을 갖고 전시 주제에 맞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면, 시립미술관 같이 공립적 성격을 지닌 기관에서는 지역 작가를 조명하는 식으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오늘 집담회와 같은 소통과 만남의 장이 마련된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이다. 이번 기획 시리즈를 시작으로 기획자, 미술 정책, 문화예술공간 등 다양한 분야 이야기가 각 섹션별로 소개됐으면 한다.
지역 아트씬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조금 더 따끔하게 일침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각각의 이야기가 세분돼 조금씩 쌓이게 된다면 그걸 기반으로 서로 오가는 이야기 속 더 나은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조흠 작가=이번 기획 시리즈는 작가 한 명의 작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던 것 같다. 10년 이상 작품활동을 해온 비슷한 나이대 작가들은 이런 과정이 분명히 필요하다.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의 경우, 세계 여러 국가와 지역 작가들의 협업 등 좋은 사례가 많았다.
대신 파빌리온 수가 급격히 늘어난 만큼 이에 대한 전반적 체계가 구축되면 좋겠다. 대중성이 중요한 만큼 미술인들에 대한 배려도 동반됐으면 한다. 매년 행사 진행에 있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어왔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좋은 것은 발전시켜가면서 비엔날레 유지·발전에 노력해주길 바란다.
해외 진출에 대해선 기관의 역할만큼 중요한 게 작가 스스로가 열린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해외로 나가기 위한 명확한 루트가 있는 건 아니다. 요즘같이 세계 미술인사들이 광주에 체류하는 시기, 다양한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임용현 작가=모두 동감하는 내용이다. 비엔날레는 아무래도 작품이나 전시 자체가 철학적으로 다뤄지기에 일반 관람객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관중이 베니스비엔날레를 찾는 것은 그 정체성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광주 또한 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 권위 있는 이 국제미술행사의 진정한 주인공이 누구인지 정체성을 잃지 않길 바란다. 지금의 광주비엔날레를 만든 데 실질적으로 기여한 숨은 조력자들 이야기도 다뤄졌으면 한다. 아울러 지역 내 신진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획 보도가 이뤄지길 바란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작가 대부분이 레지던시를 통해 많이 성장하고 작품세계를 확장할 수 있었다. 예전만큼 대안공간이나 레지던시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이 지역 내에서 정식으로 데뷔할 무대가 좁아지고 있다. 청년작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기사로 다뤄지고 향후 정책으로 반영되면 좋겠다.
▲정승원 작가=기획 시리즈는 긴 호흡의 기사지만, TV 인터뷰처럼 편안하게 읽혀서 좋았다. 지역에서 매번 동일한 작가군이 참여하는 그룹전에 참여하곤 하는데 구성원에 변화가 없다 보니 참신함이 아쉬웠다. 이제 막 졸업한 청년작가 등 새로운 세대를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에서 외부 기획자들을 만날 수 있는 행사로 비엔날레 그리고 아트페어를 꼽을 수 있다. 광주아트페어의 경우, 주로 지역 작가들에 많은 비중이 쏠리기 때문에 타지나 해외 갤러리 참여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역 아트페어를 기반 삼아 타지, 해외로의 진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를 위한 아트페어의 질적 향상을 고민해봐야 한다.
▲하루.K 작가=이번 기획보도에선 작가에 대한 심도 있는 인터뷰가 특히 인상 깊었다. 이와 함께 광주 아트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지역 문화계에 선도적인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필요하다. 어떤 특정인의 제안에 의해 대담의 장이 마련되는 게 아니라 수차례의 대담과 토론을 통해 처음 제시된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시립미술관 등 공립기관의 전시 방향성, 비엔날레 발전을 위한 인선 방식, 아트페어의 신뢰성 확보 등에 대한 지역 문화계 그리고 시민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게 언론의 역할이다. 필요하다면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계에 해법을 제시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면 좋겠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