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제의 자부심, 광주 충장축제 / 박미정

2024년 09월 12일(목) 19:11

박미정 광주시의원

충장축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바로 ‘추억’이다. 거리를 가득 메꾼 사람에 떠밀려 보행해야 했던 그 시절 충장로를 추억하게 된다. 각 분야 최고들이 모여들었던 그 거리, 충장로가 아련하게 떠오른다. 그 때문에 놀아도 그 거리에 가서 놀아야 한다는 나름의 공식이 있었다. 멋을 아는 사람이 모여들었던 충장로는 광주의 ‘명동’이었다. 충장축제는 그 거리의 추억을 되새기는 축제로 시작했다. 추억의 충장축제는 전 국민에게 ‘7080’의 붐을 일으킨 축제이기도 하다. 충장축제에 가면 교복을 입고 디스코 춤을 추었던 아름다운 지난 날로 되돌아가는 행복에 빠지게 한다.

충장축제는 ‘참여’이기도 한다. 어느 해였던가, 광주 곳곳에 충장축제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마다 다른 걸 보니 축제 주최 측이 아니라, 그 거리 인근에서 생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상인들이 만들어 내건 현수막이었다. 축제는 물론 자신의 영업이나 활동조직도 알리는 축제 프로그램이라는 걸 알았을 때, 충장축제는 대단한 축제로 성장해갈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렇게 꼼꼼하고 자연스럽게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축제라면 대박성공이 당연한 귀결이다. 광주 구석구석 동민 저마다의 창의성을 발휘해 만든 퍼레이드 소품과 장기, 그리고 상징으로 표현된 메시지들이 금남로를 행진할 때 ‘시민참여’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축제의 거리에서 참여로 하나 되는 향연이 펼쳐져 왔다.

충장축제는 ‘연대’이다. 해마다 열리는 충장축제는 이제 스무살 성년을 갓 넘겼다. 충장로에서 금남로를 잇고, 광주를 대표하는 축제에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전 국민을 잇고 있다. 이제 세계인의 마음을 잇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충장축제는 버스커스월드컵을 탄생시켜 세계 각국의 참여자들을 충장축제의 매력에 물들게 만들었다. 세대를 잇고 남녀를 잇는 축제의 무대, 각국 문화 간 차이를 넘어 재창조된 문화를 선보이는 축제의 무대가 되길 소망한다. ‘충장로에서 만납시다’며 가까운 지인들을 초대했던 경험을 살려 올해는 서울, 부산의 지인을 초대하고 싶다.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는 한인·기업인, 다문화이주민들의 본국 가족들, 혹은 한국문화의 매력을 찾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충장축제와 이어지는 날이 열릴 것이다.

충장축제는 ‘광주’이다. 오후 3시쯤 사람 없는 충장로 거리를 본다. 침체된 경제의 여파를 실감하게 하는 가슴 아픈 일이다. 광주 경제도 이와 같다. 자영업 비중은 높은데 코로나19 이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민생경제 현장이 광주 곳곳에 펼쳐지고 있다. 축제는 이런 광주를 어루만지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작은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충장축제를 통해 충장로·금남로가 회복되고 광주가 빛나게 되는 물꼬를 틀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발돋움한 충장축제가 다시 세계인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충장축제는 ‘기원’이다. 축제는 시문, 주민의 소원들을 한데 모아 함께 하늘에 기원하며 제사를 올리는 행사의 일환이기도 한다. 충장축제는 상인, 동구민, 광주시민의 소망과 염원들이 한데 모아진 소원풀이의 장일 수 있다. 지역의 리더들이 시민의 염원을 풀어내 희망찬 미래로 이끌어가는 마당이 될 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각기 다른 희망의 차이를 딛고 소망하는 바를 모두 성공하길 기도하는 축제가 되길 ‘기원’한다. 광주시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기쁨을 배가시키는 환희가 한데 어우러지게 될 것이다. 그 충장축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오는 10월 충장축제로 놀러오세요. 추억이 있고 참여, 연대, 기원 등이 반갑게 나와 우리를 안아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