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역사 잊지 않고 널리 알리겠다” 영암 삼호고 동아리 ‘컬쳐웍스’ 다큐 ‘미완의 귀환’ 제작 日 미이케·아소 탄광, 군함도 등 방문 강제징용 참상 기록 김다이 기자

2024년 09월 18일(수) 19:33

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지역 고교생들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참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8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영암 삼호고등학교 동아리 ‘컬쳐웍스’(Cultureworks)는 올해 초부터 일제강점기 온 삶을 박탈당했던 조선인 노동자들의 생애에 주목하고 다큐멘터리 ‘미완의 귀환’ 제작에 나섰다.

전남교육청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에서 우수팀으로 선정되면서 국외 활동 기회를 얻게 된 김은서·박의빈·조가인·김하윤·고시은 등 5명 동아리원들은 아소·미이케 탄광, 군함도 등에서 벌어진 참혹한 실상을 기록해 그 시절 역사의 아픔을 기리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먼저 강제징용 관련 서적을 읽고 자료조사에 돌입한 후 지역별 강제징용의 유형과 특성을 조사했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지도 제작 및 연표도 만들었다.

무더웠던 7월 ‘컬쳐웍스’팀은 6박7일간 일본에서 조선인 수천명이 강제노역했던 미이케 탄광과 혹독한 노동 환경으로 악명 높았던 아소 탄광을 취재하고, 희생된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위령비를 참배했다.

‘지옥섬’이라 불렸던 군함도에 들어가 아름다운 경관에 숨겨져 있는 강제 노역 현장 곳곳도 영상에 담았다.

일제강점기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들의 집단 거주지 우토로 마을에서는 관계자들을 만나 그 시절의 참상을 자세히 들었다.

광복 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승선했다가 폭살당한 ‘우키시마호 사건’의 위령비 앞에서는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널리 알리겠다”는 다짐을 방명록에 새기기도 했다.

학생들은 “강제징용의 역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평화가 무시된 사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인정하기는커녕, 군함도와 미이케 탄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게 화가 나고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올 하반기 교내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발표회 및 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최재원 지도교사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 역사의 아픔을 학생들이 직접 기획 취재해 강제징용 현장의 참상을 담아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학생들은 치유와 화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