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올게요~” 가족 사랑 품고 다시 일상으로 광주 송정역·종합버스터미널 귀경행렬 줄이어 안재영·주성학 기자 |
| 2024년 09월 18일(수) 1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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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광주 송정역은 여행용 가방과 배낭, 선물 상자 등을 손에 들고 열차 승강장으로 향하는 귀경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여느 때보다 무더운 명절이었던 탓에 시민들은 반팔, 반바지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열차를 기다렸다. 그 동안에는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오면서 헤어짐의 순간이 다가오자 한 아버지는 아들을 꼭 안아주며 “항상 건강해야 한다”고 기운을 북돋아 줬다.
바로 옆에서 열차에 타던 손녀를 향해 한 노부부가 “조심해서 올라가라”고 인사하자 “엄마 아빠랑 또 올게요”라는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다.
순식간에 떠나버린 열차를 한참이나 지켜보던 유모(60대)씨는 “5일이나 되는 연휴가 삽시간에 끝나 아쉽지만, 온가족이 함께해 만족스러운 추석이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종합버스터미널도 귀경객과 배웅 나온 가족들로 북적였다. 교통편을 예매하지 못한 몇몇은 혹시 취소표가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품고 무인 매표기 앞에 줄을 섰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은 터미널 내 카페 등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랬다.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가 도착하자 귀경객들은 몸을 실으며 일상으로 복귀할 채비를 했다.
직장이 있는 서울로 간다는 이모(30대)씨는 “간만에 할머니 댁에 와 가족들의 얼굴을 전부 보고 성묘도 다녀왔다”며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아찔하지만, 가족들에게 받은 정과 사랑으로 잘 이겨내 보려 한다”고 웃었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세상을 먼저 떠난 가족들을 보러 온 성묘객들도 행렬을 이뤘다.
갓 돌이 지난 자녀를 품에 안은 부인과 함께 광주영락공원 제2추모관에 들어간 한 청년은 아버지의 봉안함 앞에 서서 “잘 지내셨냐”고 안부를 물었다.
자신의 아이가 태어난 날, 자라온 과정, 앞으로의 계획을 담담히 풀어내던 그는 어느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잘 살겠다”고 읊조린 뒤 발걸음을 돌렸다.
한여름 같은 뙤약볕도 그리움 가득한 발길을 막진 못했다.
푸른 잔디 위의 자연장 주변은 참배객들이 두고 간 형형색색의 꽃들로 화사했다. 꽃과 함께 생전 즐겨했던 음식을 가져온 가족들은 간소하게나마 상을 차리며 고인을 기렸다.
차례를 지낸 뒤에는 묘역 주변의 잡초 등을 정리하거나, 눈을 감은 채 다시 한 번 인사하는 것으로 그리움을 표현했다.
3대가 함께 모여 명절을 보냈다는 오모(80대)씨는 “살아있는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 떠나 보낸 가족을 잠시나마 만난 순간 모두 소중했던 명절이었다”며 “가족 모두 좋은 기억과 추억을 가지고 돌아간 일상에서 건강했으면 한다”고 소원했다./안재영·주성학 기자
안재영·주성학 기자